가습기 살균제 논란을 겪고 있는 애경산업이 내달 23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예상 시가총액 8000억원대로 덩치가 크지만 가습기 살균제 제조 및 판매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데다 과징금까지 부여받은 상태라 순조롭게 진행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1일 애경산업에 따르면 애경산업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고 현재 본심사를 받고 있다. 본심사가 끝나면 오는 3월 31일 상장할 예정이다. 수요예측일은 3월 7~8일이며 청약예정일은 13~14일이다. 공모희망가액은 2만9100원~ 3만4100원이며 공모금액은 1979억~2319억원이다. 공모희망가를 적용하면 애경산업의 시가총액 규모는 7602억~8907억원에 달한다. 주관사는 대신증권이 맡았다.
이후 1년 6개월 만에 벌인 재조사에서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성분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의 인체 위해성이 인정됐다. 애경산업은 현재 가습기를 제조·판매하면서 인체에 유해한 정보와 위험성 경고를 누락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공정위는 애경 법인 및 전직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했고 SK케미칼, 이마트와 함께 시정명령과 1억34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러한 논란이 상장 이후 기업가치에 악영향을 줄지 우려되고 있다. 애경산업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당사 임원의 검찰고발이 계류 중이며 총 9건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진행 중이다"면서도 "현재 공정위 제재 조치의 수준과 당사에 미치는 재무적인 영향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고 밝혔다. 다만 "제재 조치가 진행되면서 회사의 대외신인도 하락, 재무상황 및 유동성에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될 수 있다"며 안전과 관련한 이슈가 발생하면 불매운동까지 확산돼 기업의 존폐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애경산업은 하필 상장 시기에 오래된 이슈가 불거져 난감한 상황이다. 애경산업은 지난해 상반기 상장할 계획이었지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업황 분위기가 좋지 않아 올해로 미뤘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가습기 사고는 7년전 일이고 심사 중에서도 고려한 얘기다"며 "오랜시간 상장을 준비한 만큼 애경산업의 미래 성장성에 집중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