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 산적한 '한전·한수원' 사장 인선 언제쯤?

2018-02-18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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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13일 공모절차 마무리…정재훈 전 KIAT 원장 등 5명 지원

한전, 지난해 12월 조환익 전 사장 사퇴 이후 공모 일정도 아직

오랜 기간 공석이던 에너지 공기업의 사장 인사가 속속 이뤄지는 가운데, 관련 공기업의 맏형 격인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선임에 관심이 쏠린다.

한전과 한수원은 정부의 에너지 전환정책의 핵심인 것은 물론 원전 수출의 막중한 책임을 나눠 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이후, 수장 없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한전은 아직 공모일정도 정해지지 않았다. 그나마 한수원의 경우 최근 공모절차를 마무리하는 등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다만 당장 이달 말로 예정된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와 관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에 동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 한수원, 공모절차 마무리··· 정재훈 전 KIAT 원장 등 5명 지원

한수원은 이관섭 전 사장이 퇴임한 이후 17일 만인 지난 5일 사장 공모절차를 시작, 13일 마무리했다.

공모 결과, 사장 후보에는 △정재훈 전 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 △정연섭 한수원 중앙연구원 부장 △권홍기 한신대 초빙교수 △김동수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정책위원 △채명은 YPP 전무 등 5명이 응모했다. 관료·업계·학계 출신 등 다양한 후보군이 나섰다. 다만 정치권 인사는 없었다.

이들 중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정 전 원장이다. 탈(脫)원전과 관련한 행보가 거의 없었다는 점과 공모자 중 다른 후보자와 무게감이 다르다는 이유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최근 국회에서 열린 상임위원회에서 신임 한수원 사장으로 어떤 사람이 적임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개인적으로 탈원전을 주장하는 분이 사장으로 오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탈원전자가 (사장으로) 온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면서 "탈원전을 이야기하고 원전을 운영하게 된다면 본인의 가치관에 있어서 많은 충돌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 전 원장은 행정고시(26회) 출신으로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 산업경제실장, 차관보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13년 9월부터 KIAT 원장직을 수행했으며 최근 이임식을 가졌다.

한수원 노조도 사실상 차기 사장은 정 전 원장이 되지 않겠느냐는 분위기다. 노조는 정 전 원장이 탈원전에 대해 중립적인 인물이고, 이와 관련된 행보가 거의 없어 반대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노조 관계자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맞서 한수원 입장을 최대한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 신임 사장으로 와야 한다"며 "사장 후보자는 원전에 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탈원전에 대한 비전을 말한다면, 사장 선임을 결사반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수원 신임 사장은 설 연휴 후 임명될 예정이다.

한수원 임원추천위원회는 오는 22일 서류심사, 26일 면접심사를 진행한다. 이어 27일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 후보를 추천할 계획이다.

내달 중에 공운위 심사(통상 2배수), 한수원 주주총회, 산업부 장관 제청, 대통령 임명까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 일정이 변경될 수 있지만, 원전 수출 등 산적한 업무를 처리해야 하기에 후임 사장 선출이 빠르게 되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 한전, 지난해 12월 조환익 전 사장 사퇴 이후 공모 일정도 아직

최대 에너지 공기업인 한전의 경우 지난해 12월 9일 조환익 전 사장이 물러난 후,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아직 공모 절차를 시작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전이 국가 에너지 정책의 주축인 만큼 정부 코드는 물론, 전문성까지 갖춘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아 사장 인선이 늦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전 사장 후보로는 당초 정치권 인사 2~3명이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청와대 인사 검증을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최근 전문성을 강조하는 인사 분위기에서 한진현 한국무역정보통신 사장, 김종갑 한국지멘스 회장, 조석 전 한수원 사장 등 산업부 차관 출신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 원전 수출 중책 한전·한수원, 당장 이달 말 UAE 방문 동행 어려워

한전과 한수원은 원전 수출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수장 공백이 크게 느껴진다.

실제 지난해 11월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조환익 전 한전 사장과 이관섭 전 한수원 사장과 함께 영국과 체코를 방문해 원전 수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한전은 현재 21조원 규모인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차기 협상을 위해 준비 중이다.

문제는 오는 24~26일로 예정된 원전 수출 관련 아랍에미리트(UAE) 방문과 곧 이어질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이다.

백 장관은 24∼26일 UAE를 방문해 칼둔 아부다비행정청 장관 등을 만날 예정이며, 사우디도 조만간 방문할 계획이다.

원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사우디는 작년 12월 말 각국이 제출한 기술정보요구서(RFI) 답변서를 토대로 올해 3∼4월께 예비사업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올해 말 사업자를 최종 선정할 방침이다.

한전은 물론, 한수원이 사장 인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지만 절차상 UAE 방문 동행은 불가능하다. 사업을 직접 진행할 한전과 한수원 수장이 참석, 원전 수주에 힘을 싣기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유럽 방문 때와 같은 시너지는 기대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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