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켈레톤 괴물’ 윤성빈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완벽한 ‘새로운 황제 대관식’을 치렀다. 트랙 신기록을 세 차례나 갈아치운 압도적인 레이스로 한국 설상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아 썰매(스켈레톤‧봅슬레이‧루지) 종목 올림픽 금메달도 처음이다.
윤성빈은 16일 강원도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1∼4차 시기 합계 3분20초55를 기록해 전체 30명의 출전자 중 압도적인 1위에 올라 금메달을 획득했다.
엄청난 레이스였다. 0.01초 싸움의 스켈레톤 종목에서 이토록 압도적인 우승은 없었다. 윤성빈은 은메달을 차지한 OAR(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의 니키타 니키타 트레구보프(3분22초18)와는 격차가 무려 1.63초나 된다. 동메달을 목에 건 영국의 돔 파슨스(3분22초20)와 트레구보프는 불과 0.02초 차로 메달 색깔이 갈렸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경쟁은 윤성빈과 마르틴스 두쿠르스의 2파전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대회 개막 이후 예상은 완전히 엇나갔다. 윤성빈의 압도적인 레이스는 차원이 달랐다. 윤성빈은 1차 시기에서 50초28로 트랙 레코드를 찍었고, 2차 시기에서 50초07로 자신의 트랙 기록을 갈아치웠다. 3차 시기에서 50초18을 찍은 뒤 마지막 4차 시기에서 50초02의 트랙 신기록을 새로 썼다. 두쿠르스는 윤성빈에 1초76이나 늦은 3분22초31의 기록으로 4위에 머물러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스켈레톤의 새로운 역사를 쓴 윤성빈은 “우리나라의 스켈레톤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라며 사상 첫 금메달에 대한 특별한 의미를 담았다. 윤성빈이 ‘스켈레톤 괴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도 포함됐다.
한국은 썰매 변방 국가였다. 연습 장소가 없어서 아스팔트에서 바퀴 달린 썰매를 타고 온몸에 피멍이 들면서 훈련을 했다.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단기간에 ‘썰매 강국’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선수들의 피땀 흘린 노력도 있었지만, 평창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우수 인재를 발굴하고 정부와 기업의 지원이 잇따른 결과다.
윤성빈이라는 ‘스켈레톤 천재’의 발견도 관심과 투자가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윤성빈뿐 아니라 이번 대회에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친 김지수(6위)의 레이스도 감동을 안겼다. 윤성빈의 말처럼 한국 스켈레톤은 괴물로 성장한 ‘아이언맨’ 시리즈의 서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