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이후 내수시장 기상도] 지표는 호조인데…살아나지 못하는 내수

2018-02-1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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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할인점 모두 부진…中 관광객 여전히 찬바람

청탁금지법 완화‧올림픽 특수 호재 불구 기상악화 등 변수

청와대 이정도 총무비서관이 지난달 31일 오전 춘추관에서 설 연휴 내수활성화 및 나눔행사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설 명절이 지난해 1월에서 올해 2월로 이동하면서 1∼2월 지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연초 강추위는 봄옷 매출을 줄여 소비에 부정적이지만, 평창올림픽 효과는 다소 긍정적일 것으로 본다.”

지난 9일 주환욱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2월 경제동향에서 향후 내수시장을 이같이 진단했다. 설 이후 내수시장을 호재와 악재가 겹친 모양새라고 판단했다.
한국경제가 수출 증가세에도 내수시장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설 연후 이후에 내수회복을 위한 강행군을 준비 중이다. 다만 동계올림픽 특수라는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할 경우, 1분기 내수회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곳곳에서 훈풍이 불어오고 있다. 한동안 부진했던 자동차 내수시장이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부분이 위안거리다.

백화점과 할인점은 지난달 매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일시적 현상인지, 설 이후 매출이 예년보다 부진할지 지켜볼 일이다.

기재부 2월 경제동항에 따르면 소비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소매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가 8.6%, 의복 등 준내구재가 4.5%, 화장품 등 비내구재가 1.0% 각각 감소했다. 평균치도 전달보다 4.0% 하락했다.

일부 업체 부분파업 등에 따른 자동차 등 내구재 판매 감소와 이른 추위로 지난해 11월 의류 선구매에 따른 기저효과라는 게 정부 분석이다.

1월 소비 관련 속보지표는 희비가 엇갈렸다.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액은 각각 7.9%와 8.7% 감소세로 돌아섰고,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44.5% 줄었다.

반면 자동차는 제네시스 등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으로 판매가 늘어나면서 내수판매량이 8.6% 증가했다. 기재부는 자동차 내수 회복이 향후 소비지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런 분석에도 불구, 서민 체감경기는 여전히 밑바닥이다. 1월 소비자물가가 안정세로 돌아섰는데도 김밥·짜장면·라면·소주 등 외식물가가 모두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후폭풍이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서민들의 체감경기는 설 이후에도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최저임금 16.4% 인상에 따른 외식물가 도미노 인상과 지난달 국제유가 고공행진으로 인한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 상승세는 향후 소비자물가 불안과 서민 가계부담으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0% 오르는 데 그쳐 1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언뜻 보기엔 물가가 안정된 것 같지만, 이는 지난해 1월 농축수산물 가격이 기록적으로 올랐던 데 따른 기저효과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반도체 등 일부 대기업은 호황이지만, 수출이 주력인 중소기업은 원화 강세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서민들도 경제지표 호전을 실생활에서 체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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