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위 넷마블 전성시대...방준혁 의장의 'RPG 세계화' 통했다

2018-02-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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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혁 넷마블 의장 [사진=넷마블]
 

"2조 4248억원."

넷마블게임즈가 지난해 기록한 연간 매출 실적이다. 업계 1위인 넥슨을 제치고 '매출 2조 클럽'의 선두주자로 입성한 넷마블의 중심에는 창업자 방준혁 의장이 자리하고 있다. 방 의장은 실패 속에서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혁신의 아이콘'으로 꼽히며 재계 안팎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방 의장은 2000년 넷마블을 창업할 당시 설립자본금은 1억원, 직원 수는 고작 8명이었다. 당시 그는 영화 사업 경험과 헐리우드 영화 배급 시스템에 착안해 게임업계 최초로 '온라인게임의 퍼블리싱' 모델을 선보였다. PC 온라인게임들이 시장을 점령한 상황에서 방 의장의 이 같은 시도는 무모하다는 조롱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온라인게임 '라그하임', '그랜드체이스' 등 좋은 게임을 선별해 시장에 내놓는 온라인 서비스 유통 구조를 개척했다.

방 의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캐치마인드'와 '노바 1492'에 부분유료화를 업계 처음 도입하고, 문화상품권 결제라는 당시에는 생소한 결제수단을 내놓았다. 여기에 업계간 윈-윈 모델인 퍼블리싱 개념을 도입한 최초의 게임포털을 앞세워 통합 플러그인 적용과 게임 채널에 바로 접속할 수 있는 직관적 UI(사용자 환경)를 공개했다. 이 같은 혁신적인 사업 전략을 토대로 넷마블 게임포털은 2002년 2월 회원 수 1000만명을 돌파하며 국내 대표적 게임포털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다.

2006년 건강상의 악화로 넷마블을 떠났다가 5년만인 2011년 복귀했을 때도 방 의장은 또 한번의 저력을 과시했다. 당시 넷마블은 19개 자체 개발작 모두가 100% 실패했으며 최대 수익원이었던 FPS 게임 '서든어택'은 타회사에게 서비스권을 빼앗긴 최악의 상황에 놓여있었다. 당시 방 의장 지인들은 "침몰하는 배에 선장으로 올라타는 것"이라며 넷마블 복귀를 만류했지만, 그는 "침몰했지만 엔진만 고장 났을 뿐이고 고치면 핵잠수함"이라며 자신감으로 맞섰다.

복귀후 재도약의 승부수를 던진 것도 이때다. 방 의장은 전 직원을 모아 놓고 신성장동력으로 모바일게임을 내세워 "5년 내 매출 1조원을 달성하고 글로벌 게임사로 올라서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모바일 게임 개발·사업 조직을 확대하고, 사내 콘퍼런스 '트렌드 포럼' 개최, 주기적인 PLC(제품 수명 주기) 전략 수립, 일일 650만 유저를 활용한 '크로스 프로모션' 등 모바일게임 사업 인프라를 조성하는 데 공을 들였다.

방 의장의 전략은 주효했다. 2012년 '다함께 차차차'의 성공을 시작으로 '모두의마블', '몬스터 길들이기', '세븐나이츠', '레이븐', '마블 퓨처파이트' 등 굵직한 히트작을 잇따라 쏟아낸 것. 2015년 7월에는 캐주얼 게임 분야 세계 2위인 잼시티(Jam City)에 1억 3000만 달러를 투자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2015년 방 의장의 공언처럼 넷마블은 매출 1조원을 기록하고, 3000명의 직원을 거느린 대한민국 모바일 게임 최강자로 등극했다.

한국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구축한 방 의장은 2016년 새로운 로드맵으로 '5년 내 글로벌 게임 메이저 TOP5 진입'이라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디즈니·SGN·텐센트 등 굵직한 전세계 파트사와 협업을 전개하는 것은 물론, 북미·일본·중국 등 모바일 게임시장 빅마켓은 권역별 빌드라는 전략으로 공략에 나섰다. 글로벌 메이저로 도약한다는 방 의장의 꿈은 2017년 출시한 '리니지2 레볼루션(이하 레볼루션)'으로 가까워졌다. 레볼루션은 출시 14일 만에 매출 1000억원, 1개월만에 누적매출 2060억원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방 의장은 레볼루션의 흥행을 발판삼아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으로 'RPG의 세계화'를 선언한다. 이를 위해 기존 국내 RPG를 만드는 방식을 탈피, 국가별 특성에 맞는 게임 개발에 주력, 넷마블은 지난해 2조424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이 가운데 54%를 해외 시장에서 기록했으며, 텐센트·넷이즈에 이어 글로벌 퍼블리셔 3위에 올라섰다. 특히 레볼루션은 해외에서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올리는 등 RPG의 세계화라는 입맛에 가장 어울리는 주재료가 됐다.

방 의장의 도전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올해 넷마블의 미래경쟁력 확보를 위해 △플랫폼 확장 △자체IP 육성 △AI(인공지능) 게임 개발 △신 장르 개척 등 4가지 방향성을 제시했다. 여기에 학력·스펙이 아닌 '사람' 중심의 경영 문화와 유연한 근무환경 조성을 위한 '선택적 근로시간제' 도입 등 직원들의 복지를 위한 의지를 드러냈다. 사회공헌 차원에서 넷마블 문화재단의 초기 의장도 맡기로 했다.

방 의장은 "넷마블은 글로벌 메이저 게임회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위해 빅마켓 공략에 총력을 다하고 있으며, 새로운 시장변화와 기술 발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사업영역을 확대하겠다"며 "넷마블문화재단 출범 등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해 대한민국 대표 게임회사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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