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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모페이 랍신[사진= 연합뉴스 제공]
지난 9일 화려한 개막식으로 17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한 평창동계올림픽에는 유독 푸른눈의 한국인이 많다. 귀화 선수는 전체 한국 선수 145명 중 19명에 달한다. 비율로 살펴보면 대표팀의 13.1%가 귀화선수다.
이들이 귀화한 사연은 제각각이지만 분명한 점은 대한민국 대표팀의 전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루지에는 독일 출신의 에일린 프리쉐(26)가 나선다. 프랑스어로 썰매라는 의미의 루지 종목은 누워서 썰매를 타고 빠르게 목적지에 도달하는 경기다. 에일린 프리쉐 선수는 2016년 12월 특별귀화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에일린 프리쉐는 과거에도 뛰어난 성적을 거뒀지만 두꺼운 독일의 선수층을 뚫지 못하고 국가대표 발탁에 실패했다. 이에 대한민국 루지 대표팀 ‘사터 스테펜’ 감독이 에일린 프리쉐 선수를 설득해 태극마크를 달게 했다.
에일린 프리쉐는 동계 훈련 중 발에 상처를 입어 올림픽의 메달권은 힘들다는 분석이다. 다만 루지의 강대국 독일 출신인 만큼 대한민국의 루지 저변 확대에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일린 프리쉐는 훈련에 동참하며 루지에 관한 조언과 다양한 노하우를 전달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루지에는 에일린 프리쉐와 함께 성은령(26) 선수가 출전한다.
바이애슬론의 티모페이 랍신은 한국 바이애슬론 역량을 국제 수준으로 끌어올릴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바이애슬론 종목은 설상 위의 장거리 레이스를 펼침과 동시에 사격까지 병행하는 종목이다. 체력소모가 크고 집중력까지 요구돼 국내에서는 불모지나 다름없는 종목이다. 티모페이 랍신은 2016년 파벌 문제를 겪으면서 러시아 내 경쟁에서 밀리자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위해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다.
랍신은 특히 보쌈·삼겹살·불고기·제육볶음 등 한국 음식 마니아로 알려졌다. 또 최근에는 평창 오대산 월정사를 방문해 올림픽의 선전을 기원하기도 했다.
바이애슬론은 러시아에서 인기가 높은 스포츠다. 랍신은 올림픽이 끝난 이후에도 어린 선수들을 위한 바이애슬론 학교를 한국에 열고 싶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후학 양성을 통해 한국 바이애슬론 역량 확대에 힘을 쏟겠다는 의미다.
랍신은 지난해 5월 십자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현재 재활을 통해 복귀에 성공했다. 같은 해 12월 프랑스 안시에서 벌어진 2017~2018시즌 국제바이애슬론연맹(IBU) 3차 월드컵에서는 전체 106명 중 8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인이 IBU 월드컵에서 10위권 내에 진입한 것은 랍신이 처음이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설상 첫 메달을 안겨 줄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