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원티드의 한 장면. 주인공이 코너샷을 사용하고 있다. 출처=유튜브]
그 결과물이 바로 굴절총 일명 ‘코너샷’입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합작으로 세운 코너샷 홀딩스(Corner Shot Holdings LLC)라는 회사가 2003년 만들어낸 무기의 이름이자 유사한 개념을 채용한 무기체계를 뜻합니다.
코너샷은 굴절 부위인 앞부분에 영상카메라, 레이저 표적지시기, 전술 라이트, 권총을 장착하고 뒤에는 붙어 있는 모니터로 조준해 사격하는 구조입니다. 이에 따라 사수는 엄폐물 뒤에 숨고 권총 부분을 좌우로 돌려서 적을 겨냥하거나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장점 덕에 최근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인도, 파키스탄, 이란 등에서 코너샷을 국산화했습니다. 하지만 방위사업청의 이번 사업은 외국 무기로 한정돼 오랫동안 실전을 치른 코너샷 홀딩스의 코너샷 도입이 가장 유력해 보입니다.
그동안 이 회사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코너샷을 내놨는데요. 무시무시한 것부터 더 무시무시한 것, ‘실화냐?’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는 것까지 있습니다.

[코너샷 APR. 출처=Corner Shot Holdings]

[코너샷 40. 출처=Corner Shot Holdings]

[코너샷 CSP. 출처=Corner Shot Holdings]

영화 터미네이터2의 한 장면. 많이 과장되기는 했으나 40mm 유탄의 파괴력은 상당하다. 출처=유튜브[터미네이터2의 한 장면. 많이 과장되기는 했으나 40mm 유탄의 파괴력은 상당하다. 출처=유튜브]
코너샷 기본형은 사수의 무게 부담(권총을 제외하고도 3.8kg)을 고려해 권총을 달 수 있게 설계됐으나 화력이 떨어지고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태생적인 문제를 안고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코너샷 홀딩스에선 2005년 권총 대신 40mm 유탄 발사기를 부착한 형태의 코너샷 40을 내놨습니다. 40mm 유탄은 물론이고 연막탄, 조명탄, 최루탄, 비살상용 스펀지탄 등 다양한 탄을 활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37mm탄 사용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무게 600g, 길이(90cm) 8cm가 늘어난 것 외에는 주·야간에 작동하는 카메라, 2.5인치 컬러 LCD 모니터, 조준 시스템, 220분간 연속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 등 디자인과 원리, 기능, 성능 등이 모두 기본형과 같습니다.
코너샷 홀딩스는 바로 다음 해 5.56mm 소총탄을 사용하는 코너샷 APR(Assault Pistol Rifle)을 내놨습니다. 사실 앞에 어떤 화기를 부착하는지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한 형태로 제작할 수 있는 셈입니다.
코너샷 판저파우스트(corner shot Panzerfaust. CSP)라는 대전차용도 있을 정도입니다. 독일 Dynamit Nobel Defence사와 손을 잡고 개발한 것으로 300mm 이상의 철판을 관통하는 RGW-60를 달았고 반동 제어용으로 양각대가 기본으로 장착됩니다.

[영와 포스탈의 한 장면. 출처=네이버 영화]

[키티 코너샷. 출처=유튜브]
아무리 사수가 엄폐물에 몸을 숨겼다고 해도 모퉁이에서 갑자기 총이 불쑥 튀어나오면 경계하고 있던 적의 눈에 띌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코너샷 홀딩스는 다소 엉뚱한 대안을 내놨습니다. 코너샷 전용 고양이 인형을 부착하는 건데요.
일반 고양이 인형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코너샷의 양각대를 숨기기 위해 엄청나게 긴 뒷다리를 가지고 있는 게 특징입니다. 조금 떨어져서 보면 고양이 인형을 들고 작전을 수행하는 모습이 우습게 보일 수도 있으나 그 효과는 무시할 수 없습니다.
실전에서 몇 초는 삶과 죽음을 가를 수 있는 시간입니다. 적이 고양이 인형을 보고 방심하거나 뭔가 이상함을 눈치채기까지 보내는 찰나의 순간만 만들 수 있다는 충분합니다. 군인들이 얼굴에 위장을 하거나 저격수들이 위장복을 입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다만 코너샷을 쏠 때마다 순박하게 생긴 고양이 인형의 얼굴 일부가 날아가서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훼손된다는 점은 꽤 소름 끼치는 일입니다. 재활용은 당연히 불가능합니다. 고양이 인형의 부피가 커 여러 개를 가지고 다니기에도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