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관광지인 화롄(花蓮)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대만이 중국의 구조대 파견 제안을 거절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 수용을 거부하는 대만이 기존 입장을 유지하겠다는 강경한 의지를 재차 보인 것으로 양안(兩岸) 갈등의 골은 계속 깊어질 전망이다.
대만이 7일 구조대를 파견해 지진피해 복구 및 구조작업을 돕겠다는 중국 측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8일 보도했다.
하지만 대만은 완곡하게 제안을 거절했다. 대(對)중국 업무를 담당하는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의 추추이정(邱垂正) 대변인은 "중국 측의 제안에 깊은 고마움을 표한다"면서도 "(대만은) 구조와 복구작업을 위한 충분한 능력이 있어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최근 냉각된 양안관계를 녹일 기회를 놓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질문에는 "이는 자연재해로 구조 등을 위한 인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정치적 문제와 연관지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후 대륙위원회는 "구조작업을 위한 그 어떤 외부적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는 메시지의 성명도 발표했다.
SCMP는 대만 중국문화대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대만이 중국의 도움을 거절한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며 "차이잉원(蔡英文) 정부는 화해로 여겨지는 일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최근 중국이 대만해협을 가로지르는 M503 항로를 일방적으로 개통한 것을 대만은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6년 5월 '대만독립' 성향의 민진당 차이잉원 정부가 들어서고 '하나의 중국' 원칙 수용을 거부하면서 이후 양안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중국은 정치·외교·군사·경제 등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고 그럼에도 차이 총통은 기존의 입장을 흔들림없이 고수하고 있다. 최근에는 TV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중국이 (대만) 무력통일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계심을 보이며 "대만 총통의 의지와 대만의 능력을 과소평가 마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대만 지진으로 8일 오전 6시(현지시간) 기준 최소 9명이 사망하고 265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리히터 규모 6.0의 강진이 발생한데 이어 7일 밤에도 인근에서 5.7 규모 지진이 발생해 구조작업이 지체되고 있다. 아직까지 무려 62명이 실종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