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8/02/07/20180207210258533133.jpg)
최근 5년간 삼성전자 시설투자 규모 및 삼성지배구조
“1년 동안 저를 돌아볼 수 있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 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일 353일 만에 석방되면서 밝힌 말이다. 이에 비춰보면 향후 그의 경영 스타일에 적잖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 이 부회장 복귀한 삼성 "30조원 투자 추진"
이 부회장이 석방된 지 이틀째인 7일 삼성전자 각 사업장과 사무실은 분주한 모습이었다.
삼성전자 한 임원은 “오너가 구속된 상황에서 회사는 경영시계가 멈춰버린 ‘비상경영체제’ 수준이었다”며 “이 부회장의 석방 이후 임직원들은 어느 때보다 바쁘지만, 무엇보다 회사의 경영 불확실성이 사라진 점에 큰 안도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그동안 미뤄졌던 대규모 투자도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이날 권오현 회장과 윤부근·신종균 부회장 주재로 경영위원회를 열고 경기 평택의 반도체 단지에 제2공장을 추가 건설하기 위한 예비 투자 안건을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위원회는 이사회가 위임한 사안에 대해 심의·의결하는 조직으로, 삼성전자의 경영에 관한 중요한 결정은 사실상 모두 여기서 이뤄진다.
최대 30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이는 평택 2공장 투자는 이 부회장 석방 이후 단행하는 첫 시설투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시설투자에 사상 최대 금액인 43조4000억원을 투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투자를 협의해온 사안”이라면서 “구체적 투자 규모나 생산 제품, 가동 시기 등은 시황을 고려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이 본격 생산에 나설 경우 공급 확대 요인이 된다.
이에 삼성전자는 경쟁업체와의 격차를 더 벌리는 ‘초(超)격차 전략’과 함께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끈 반도체 부문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를 비롯해 상대적으로 약한 파운드리(위탁생산)와 시스템 반도체에도 힘을 싣는다는 계획이다.
◆'투명성 강화+신뢰회복' 삼성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
이 부회장이 앞으로 보여줄 ‘뉴 삼성’은 지배구조 개편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삼성물산,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 3개 그룹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작업을 추진하다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중단된 바 있다.
반면 새 정부 들어 5대 그룹 중 현대차, SK, LG, 롯데 등이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하거나 추진하고 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부회장이 1년간 수감생활에서 지배구조 투명화, 사업 효율화, 사회 환원 등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을 것”이라며 “경영 복귀와 동시에 과제를 바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 스스로도 무엇보다 경영 능력을 인정받고 싶은 의지가 강하다.
그는 “인위적으로 (기업을) 장악하거나 혹은 다음 세대로 넘겨주기 위한 행위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는 경영을 잘해야 경영진으로 지위를 보장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미뤄졌던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삼성 금융계열사에 대한 인사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삼성생명은 8일, 삼성화재·카드·증권이 9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하고 최고경영자(CEO) 인선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