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체크] '임대주택 비리' 이중근 회장 구속… 부영 경영공백 우려

2018-02-0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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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1인 지배체제'...사업 추진에 어려움 불가피

-포스코건설 송도사옥 매입 등에 정치권 개입 의혹도

회삿돈을 빼돌리고 임대주택 분양가를 조작해 폭리를 취하는 등 각종 기업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중근 회장이 결국 구속되면서 부영그룹이 큰 위기를 맞게 됐다. 부영은 이 회장이 세심한 부분까지 챙길 정도로 강한 지배력을 행사해 왔기 때문에 심각한 경영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룹의 주력인 임대주택 사업에서 위법 혐의가 불거짐에 따라 사업 전반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은 7일 횡령·배임, 조세포탈, 공정거래법 위반, 임대주택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 회장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회장의 구속은 2004년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회사 자금 27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풀려난 바 있다.
이 회장의 구속으로 부영은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부영은 이 회장이 계열사 지분 대부분을 소유한 사실상 '1인 지배구조'다.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부영의 지분 93.79%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24개 계열사의 지분도 대부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모든 계열사에 강한 지배력을 행사하는 1인 경영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핵심 의사 결정권자의 공백으로 인해 사업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그룹의 주력이 임대주택 사업이 큰 위기에 직면했다. 이 회장이 임대주택 분양가를 조작해 폭리를 취했다는 혐의(임대주택법 위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부영 계열사들이 실제 공사비보다 높은 국토교통부 고시 표준건축비를 기준으로 임대아파트 분양 전환가를 책정해  1조원이 넘는 부당이득을 챙긴 데 이 회장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영은 임대주택 사업을 바탕으로 설립 35년 만에 재계순위 16위의 대기업으로 성장한 회사다. 그동안 사업지 기준 총 247개, 20만3000여 가구의 임대주택을 공급했다.

임대사업뿐만 아니라 신사업 추진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부영은 호텔, 오피스, 리조트, 골프장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진행 중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세종대로(옛 태평로) 사옥과 삼성화재의 을지로 사옥, 을지로 옛 외환은행 본점 빌딩, 인천 송도에 있는 포스코 건설 사옥 등을 잇따라 사들였다. 이 과정에서 모두 이 회장의 판단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그룹 내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이 회장의 공백으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다"면서 "특히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될 경우 그룹의 이미지뿐만 아니라 향후 회사의 경영 상태를 회복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부영과 포스코가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비리와 관계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부영이 2016년 포스코건설 송도 사옥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정치권에서 개입했다는 것이다.  포스코건설 송도 사옥 건설은 이명박(MB) 정부 때 포스코건설의 인천 이전에 따라 추진됐다.

포스코건설은 2008년 9월 테라피앤디와 합작해 시행사인 PSIB를 설립해 송도 사옥을 건설했고 준공 후 포스코건설은 연간 임차료를 PISB에 지급해 왔다. 2016년 6월 임대차 사업협약이 만료된 후 포스코건설은 사옥을 매입했고 같은 해 9월 부영에 3000억원에 다시 팔았다.

다스 지분을 사들여 MB가 실소유주임을 밝히겠다는 '플랜다스의 계(plan Das의 契)' 프로젝트를 주도한 안원구 국민재산되찾기운동본부 사무총장(전 대구지방국세청장)은 최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부영은 주택도시기금 등에서 특혜를 받았고 2015~2016년 알짜배기 건물 6개를 잇달아 사들였다"며 "3조원에 가까운 돈을 갑자기 부동산 사는 데 쓸 수 없고 다른 혜택까지 받은 걸 보면 상식적인 거래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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