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재구성] "춘천 상권 먹었다"..'빨간 간판' 이시우 거리의 정체

2018-02-06 19:35
  • 글자크기 설정

사이비 교주설, 재개발 업자설, 상표 분쟁설 등 소문의 한가운데 이시우 사장이 밝힌 진실

"2015년 카페 개업할 때부터 빨간색 간판…장기간 방치된 가게 인수해 지역 상권 살리고픈 마음"

이시우 사장이 강원 춘천시 스무숲길에 개업한 업소들. [사진=이시우 사장 제공]


강원 춘천시 공지천 옆 스무숲길이 '빨간색 간판'으로 뒤덮였다. 이시우 돈까스, 이시우 닭강정, 이시우 닭갈비, 이시우 설렁탕, 이시우 호프, 이시우 부대찌개, 이시우 커피, 심지어 이시우 슈바인학센(독일식 족발)까지. 이곳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지도 크게 보기
2018.2.6 | 지도 크게 보기 ©  NAVER Corp.

해당 지역의 사진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업주로 추정되는 이시우라는 인물에 대한 풍문이 떠돌았다. '사이비 교주와 그의 신도들이 자금을 세탁하기 위해 운영하는 업소다', '재개발 보상금을 노리고 입주한 것이다', '상표 분쟁 때문에 일어난 결과다' 등 말잔치가 벌어졌지만 팩트는 없었다. 수소문 끝에 6일 오후 당사자 이시우 사장과 직접 통화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모두 오해다. 이시우 사장은 "'이단 집단'으로 여긴다는 소문은 많이 들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 사장은 "우리 가게에 일하는 사람 중에는 불교 신자도 있고, 천주교·개신교 신자도 있다"며 "일하는 친구들이 '사람들이 잘 알지도 못하고 함부로 말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 사장이 본인이 운영하는 가게를 빨간색 간판으로 통일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사장은 "2015년에 소양강 근처에서 1호점 카페를 하면서 빨간색 바탕에 흰색 글씨를 썼다"면서 "2호점 카페를 하면서 통일성을 주려고 한 것이다. 눈에도 잘 띄지 않느냐"고 답했다.

"원래 고기를 오래 만지던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 사장은 "처음에는 이렇게 여러 가게를 운영하려는 마음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이 스무숲길로 들어온 건 지난해 4월이다. 카페를 차렸지만, 당시 스무숲길에는 장기간 방치된 가게가 너무 많았다. 그는 "밤에는 가로등도 잘 안 들어와서 사람이 거의 안 다녔다"고 회상했다.

이 사장은 곧 자신의 카페 옆 비어있던 자리에 호프집을 차린다. 그리고 점차 방치되던 점포에 다른 가게들도 하나씩 내기 시작한다. 돈까스, 닭갈비, 부대찌개, 설렁탕, 삼겹살 가게 등 지금은 총 1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쇠락한 상권에 가게를 잇따라 낸다는 것은 선뜻 이해가지 않는다. 이 사장은 "이곳을 활성화시키자는 목적이 있었다"고 대답했다. "어차피 장사하려고 가게 얻었는데 기왕이면 상권도 살아나고 일자리가 생기면 좋지 않느냐"는 것이다.

※ '이시우 시리즈'가 들어서기 전 스무숲길 상권의 모습
2018.2.6 | 지도 크게 보기 ©  NAVER Corp.

매장마다 각자 다른 음식을 다루는데 원래 음식 솜씨가 있었냐는 질문에 이 사장은 "정육 쪽에서 10년 넘게 일했다. 도매 장사도 했었다. 그래서 설렁탕이나 갈비탕을 파는 것"이라며 "설렁탕에서 나온 사골 육수를 베이스로 부대찌개를 만든다. 싸구려 햄이 아니라 좋은 재료만 고집한다"고 자부했다.

이 사장은 여러 개의 매장을 함께 운영하는 노하우도 귀띔했다. "메뉴가 많아지면 식재료도 많이 들어가야 된다. 그래서 한두 가지 메뉴만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다. 주 메뉴인 육류와 연관있는 재료로 음식을 만들고 있다."

서울 이태원의 '장진우 거리'를 벤치마킹한 것 아니냐는 말에 이 사장은 "그런 곳은 모르고, 가 본 적도 없다"며 손사래를 저었다. 이 사장의 바람은 소박했다. "일하던 직원들이 창업을 하고 싶다고 하면 제대로 가르쳐서 창업할 수 있게끔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프랜차이즈 체인점이라고 하면 '갑질'의 횡포니 뭐니 말이 많지 않나. 여기서 일을 배우고 익혀서 창업을 하게 되면, 제가 여건이 될 경우 도와주고 싶다."

이 사장은 "다음달 새로운 매장 오픈 준비로 한창 바쁜 시기"라고 했다. 새 매장이 활성화되면 직원도 조금 더 늘릴 예정이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