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시 공지천 옆 스무숲길이 '빨간색 간판'으로 뒤덮였다. 이시우 돈까스, 이시우 닭강정, 이시우 닭갈비, 이시우 설렁탕, 이시우 호프, 이시우 부대찌개, 이시우 커피, 심지어 이시우 슈바인학센(독일식 족발)까지. 이곳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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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지역의 사진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업주로 추정되는 이시우라는 인물에 대한 풍문이 떠돌았다. '사이비 교주와 그의 신도들이 자금을 세탁하기 위해 운영하는 업소다', '재개발 보상금을 노리고 입주한 것이다', '상표 분쟁 때문에 일어난 결과다' 등 말잔치가 벌어졌지만 팩트는 없었다. 수소문 끝에 6일 오후 당사자 이시우 사장과 직접 통화했다.
이 사장은 "우리 가게에 일하는 사람 중에는 불교 신자도 있고, 천주교·개신교 신자도 있다"며 "일하는 친구들이 '사람들이 잘 알지도 못하고 함부로 말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 사장이 본인이 운영하는 가게를 빨간색 간판으로 통일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사장은 "2015년에 소양강 근처에서 1호점 카페를 하면서 빨간색 바탕에 흰색 글씨를 썼다"면서 "2호점 카페를 하면서 통일성을 주려고 한 것이다. 눈에도 잘 띄지 않느냐"고 답했다.
"원래 고기를 오래 만지던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 사장은 "처음에는 이렇게 여러 가게를 운영하려는 마음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이 스무숲길로 들어온 건 지난해 4월이다. 카페를 차렸지만, 당시 스무숲길에는 장기간 방치된 가게가 너무 많았다. 그는 "밤에는 가로등도 잘 안 들어와서 사람이 거의 안 다녔다"고 회상했다.
이 사장은 곧 자신의 카페 옆 비어있던 자리에 호프집을 차린다. 그리고 점차 방치되던 점포에 다른 가게들도 하나씩 내기 시작한다. 돈까스, 닭갈비, 부대찌개, 설렁탕, 삼겹살 가게 등 지금은 총 1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쇠락한 상권에 가게를 잇따라 낸다는 것은 선뜻 이해가지 않는다. 이 사장은 "이곳을 활성화시키자는 목적이 있었다"고 대답했다. "어차피 장사하려고 가게 얻었는데 기왕이면 상권도 살아나고 일자리가 생기면 좋지 않느냐"는 것이다.
※ '이시우 시리즈'가 들어서기 전 스무숲길 상권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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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마다 각자 다른 음식을 다루는데 원래 음식 솜씨가 있었냐는 질문에 이 사장은 "정육 쪽에서 10년 넘게 일했다. 도매 장사도 했었다. 그래서 설렁탕이나 갈비탕을 파는 것"이라며 "설렁탕에서 나온 사골 육수를 베이스로 부대찌개를 만든다. 싸구려 햄이 아니라 좋은 재료만 고집한다"고 자부했다.
이 사장은 여러 개의 매장을 함께 운영하는 노하우도 귀띔했다. "메뉴가 많아지면 식재료도 많이 들어가야 된다. 그래서 한두 가지 메뉴만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다. 주 메뉴인 육류와 연관있는 재료로 음식을 만들고 있다."
서울 이태원의 '장진우 거리'를 벤치마킹한 것 아니냐는 말에 이 사장은 "그런 곳은 모르고, 가 본 적도 없다"며 손사래를 저었다. 이 사장의 바람은 소박했다. "일하던 직원들이 창업을 하고 싶다고 하면 제대로 가르쳐서 창업할 수 있게끔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프랜차이즈 체인점이라고 하면 '갑질'의 횡포니 뭐니 말이 많지 않나. 여기서 일을 배우고 익혀서 창업을 하게 되면, 제가 여건이 될 경우 도와주고 싶다."
이 사장은 "다음달 새로운 매장 오픈 준비로 한창 바쁜 시기"라고 했다. 새 매장이 활성화되면 직원도 조금 더 늘릴 예정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