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형준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사의 해외채권 투자 확대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진단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보험사 외화유가증권 보유 규모는 119조원(생보사 90조원, 손보사 29조원)이다. 생보사의 경우 2015년 이후 국내채권 보유액은 줄고 있으나 해외채권 보유액은 매년 10조원 이상 늘어나는 추세다. 손보사도 해외채권 신규 투자액이 국내채권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임 연구위원은 "국내 보험사들이 운용수익률 제고를 위해 미국 장기채권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향후 보험사의 해외채권 보유액은 2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또 임 연구위원은 보험사들이 IFRS17 대비를 위해 해외채권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산·부채 듀레이션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해외 장기채에 투자를 늘린다는 시각이다. 실제 국내에서는 15년 이상 장기채가 드물어 보험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산·부채 듀레이션은 시장금리가 1%p 변화할 때 자산·부채의 가치가 얼마나 변화하는지를 나타내는 민감도 지표다. 만약 보험사의 자산·부채 듀레이션이 매칭돼 있지 않을 경우 금리 변동에 의해 보험사의 자산·부채 가치가 급격히 변동해 위험성이 높아진다.
그동안 보험사는 금융감독원의 규제에 따라 부채 듀레이션 한도를 20년으로 제한해 왔다. 그러나 향후 IFRS17을 도입하면 부채 듀레이션 한도가 30년 이상 늘어나게 된다. 이 경우 보험사의 부채 듀레이션이 크게 늘어나 결과적으로 자산건전성 지표가 크게 악화될 수 있다. 최근 보험사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장기채 투자를 통해 자산 듀레이션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임 연구위원은 "미국 국공채나 회사채의 금리 매력도와 IFRS17 도입 대비 등을 감안하면 아직도 해외채권 투자 이유가 충분하다"라며 "향후 해외채권 비중은 더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