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홈플러스 일반노조의 전신인 ‘이랜드 홈에버 노조’가 2007년부터 무려 510일에 걸쳐 파업투쟁을 한 실화를 기반으로 합니다. 오랜 파업 끝에 2008년 회사 측은 비정규직 2000여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10년이 흐른 지금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최초’라면서 무기계약직 중 만 12년이상 근속자를 오는 7월부터 정규직 전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 2800명 중 20%인 570명이 해당됩니다. 바로 영화 카트의 주인공들이 오는 7월부터 정규직과 동일한 처우와 승진 기회를 제공받고 임금도 14.7% 인상된다는 설명입니다.
그런데 이번 ‘대형마트 최초’의 정규직 전환이란 표현을 두고 업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홈플러스는 왜 ‘대형마트 최초’를 굳이 강조했을까요. 홈플러스의 항변은 이러합니다. 타사에서는 무기계약직에서 정규직 전환된 이들은 별도 직군을 둬 승진 프로세스가 다른 반면, 자사는 별도 직군 없이 기존 정규직의 프로세스를 그대로 적용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정규직 전환시 타사와 달리 면접 없이 희망자에 한해 자동전환되는 것도 업계 최초라는 설명입니다.
특히 그동안 타사에서 전환된 무기계약직은 신분은 정규직이나, 처우는 비정규직처럼 차별받아 이른바 ‘중규직’으로 불리는 반면 홈플러스가 이번에 전환시키는 이들은 제대로 된 ‘정규직’이란 점에서 ‘대형마트 최초’라는 것입니다.
사실 대형마트 최초냐 아니냐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내실에서 이뤄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홈플러스의 설명처럼 무기계약직에서 전환된 이들이 중규직으로 차별받지 않고 임금과 상여금, 승진 등 모든 처우 면에서 ‘진짜 정규직’처럼 대우받는 것이 ‘대형마트 최초’보다 중요한 일임을 홈플러스도 숙고하며 약속대로 실행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영화 카트의 주인공들이 당시 기나긴 파업에 나서면서 내놓았던 “사람 대접 해달라고 이러는 거”라는 외침을 외면하지 않는 길이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