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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부산광역시교육청 대강당에서 학력인정 문해교육 졸업식이 열렸다.[사진=박신혜 기자]
"이제라도 초등학교 졸업장을 받게 돼 너무 기뻐요."
지난 5일 부산광역시교육청 대강당에는 늦깎이 학생들의 초등 학력 인정 문해교육 졸업식이 열렸다. 여자라는 이유로, 형편이 어려워서 희생해야만 했던 할머니들의 졸업식장은 그동안의 한을 송두리째 날려버리는 기쁨과 감동으로 가득찼다.
이날 제4회째로 열린 초등 문해교육 졸업식에는 총 158명이 초등학교 졸업 학력 인정서를 받았다. 졸업 이수자 중 남성은 1명이다. 이들 중 최고령자는 92세(1927년생)이며, 최연소자는 26세(1993년생) 여성이었다.
이날 졸업생들은 지난 3년동안 명동초, 좌산초, 덕문중, 부경보건고, 부산교육대학교, 열린시민터해봄, 삼광사, 기러기문화원 등 8개 기관에서 교육을 이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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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교육을 통해 학력을 이수한 할머니들이 졸업을 자축하며, 활짝 웃고 있다.[사진=부산시교육청 제공]
이날 졸업식장에는 졸업생들과 가족, 친지, 등이 찾아, 늦깎이 학생들을 축하했다. 또한 이날 졸업식은 사전 행사로 할머니들의 연극과 오카리나 공연 등으로 흥을 북돋았으며, 졸업 생 한 명 한 명이 호명되고, 졸업장을 수여할 때 마다, 응원과 축하의 박수로 가득찼다.
부산교대에서 문해교육을 이수한 이늠이(74세) 할머니는 "어린시절 여자라는 이유로 학교를 다니지 못해 긴 세월 동안 배움의 한을 안고 살았으나 문해교육을 통해 소풍도 가보고, 시화전도 준비하는 등 즐겁고 성실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다.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좌산초에서 이수한 정은순 할머니(71세)는 "그동안 글도 몰라서 자존심이 너무 상하기도 했는데, 간판도 보고, 혼자서 버스 노선도 알고, 아들, 손자들과 문자를 주고 받을 수 있어서 너무 좋다"며, "학교를 더 다니고 싶은데 오늘 졸업식을 해서 너무 아쉽다. 공부는 끝까지 해볼 생각"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김석준 교육감은 "졸업생 여러분은 앞으로 글을 통해 세상을 더 잘 알고 자신의 생각을 마음껏 표현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하고 "이제 글도 많이 읽고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편지도 많이 써 보면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부산에선 문해교육을 통해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초등 학력인정 이수자 490명을 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