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이 비트코인의 해였다면 2018년은 리플의 해가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언이 보기좋게 빗나갔다. 가상화폐 시장 전체가 침체기를 맞았지만 유독 리플의 몸집은 더 쪼그라들고 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6일 오후 2시 현재 리플의 시가총액은 25조원이다. 지난달 5일 100조원을 돌파한 지 한 달 만에 4분의 3에 달하는 75조원이 사라졌다. 전날인 5일과 비교해도 10조원 가까이 빠졌다.
가상화폐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다른 코인에 비해 폭락의 정도가 크다. 같은기간 비트코인은 60%, 이더리움은 40%가량 떨어졌다.
리플은 지난해 7월 국내 거래소에 상장한 뒤 4개월 넘게 200~300원 선에 머물렀다. 지난해 12월에서야 안정성과 기술력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며 주목받았고, 한 달 동안 시세가 15배 치솟으며 이더리움을 제치고 가상화폐 시가총액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리플이 애초 1000원 미만의 잡(雜)코인으로 상장해 폭등락을 반복하던 코인 중 하나라 폭락이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거래량이 적고 가격이 낮아 가격 변동성이 큰 코인일수록 단기간에 막대한 시세차익을 낼 가능성이 있어 투기성 자금이 활발하게 몰린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의 신용평가사인 '와이스 레이팅스'(Weiss Ratings)가 74개의 가상화폐 등급을 발표한 결과, 리플은 스텔라루멘, 모네로 등과 함께 C등급을 받았다. 성장률 부문에서는 A를 받았지만, 가격 폭락이 계속돼 위험지수 점수가 크게 낮았다.
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에 비해 리플의 가격이 낮다보니 코인의 주요 특징과 기술적 장점을 살펴기보다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몰리는 경향이 컸다"며 "리플이 고점을 찍었을 당시 주요 잡코인과 함께 거래량 1위를 차지했지만, 현재는 80% 가까이 급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