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이달 중 호반건설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올 여름 안에 관련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대우그룹 해체 이후 세 번째 매각 시도다.
이번 매각은 시작부터 순탄하지 못했다. 대우건설은 회계법인의 2016년 3분기 보고서 감사의견 거절 이후 빅 배스 단행, 대표이사(CEO) 리스크 등을 극복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 매물로서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산업은행의 각오는 희석됐다.
게다가 자금력을 강점으로 하는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의 새 주인으로 사실상 확정됐지만, 이마저도 불완전하다. 호반건설이 분할 인수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이번에 대우건설 보유 지분 50.75% 중 40%를 먼저 매각하고, 2년 후 잔여 지분 10.75%에 대해 '풋옵션'을 행사한다.
옵션 조항은 과거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역효과를 낸 바 있다. 금호에서 자금 조달을 위해 재무적투자자(FI)와 '풋백옵션' 계약을 체결한 것이 유동성 위기로 이어진 것이다. 결국 대우건설은 2011년 이후 지금까지 산업은행에 귀속돼 있다.
분할 인수는 이 같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풀이된다. 다만 2년 후 산업은행이 풋옵션을 행사했을 때 호반건설이 감당하지 못할 경우도 염두에 둬야 한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발표를 미루면서 호반건설에 금융기관 담보 강화를 요구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전영삼 산업은행 부행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호반건설이 금융기관 담보 보증, 매입 확약을 받아오기로 협의했다"고 전했다.
산업은행은 향후 2년 동안 대우건설의 2대주주로서 매각 완료 후 경영 정상화에 이바지한다는 방침이다. 시장가에 풋옵션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대우건설 주가가 주당 7700원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 부행장은 "잔여 지분이 처리 안 될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우건설 노동조합은 호반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일체 부정했다.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무책임·헐값 매각에 반대한다"며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매각을 백지화하고, 호반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즉각 취소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