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시(詩)꽃' 피우던 두 시인, 세상과 작별하다

2018-02-0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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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영·김기석 시인, 최근 지병으로 별세…지역사회 조촐한 추모 이어져

故 박서영 시인 [사진=실천문학 제공]


지역에서 꾸준한 창작 활동을 해오던 시인들이 잇달아 별세해 문단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붉은 태양이 거미를 문다>, <좋은 구름> 등의 시집으로 주목을 받아온 박서영 시인은 지난 3일 오후 4시 오랜 투병 끝에 유명을 달리했다. 향년 50세.
순간의 사유가 담긴 서정적인 언어로 시 세계를 펼치던 박 시인은 주변 문인들에게조차 자신의 투병생활을 숨긴 채 매달 문예지에 작품을 선보여 왔다. 그는 올해 새 시집을 출간하기 위해 창작기금도 신청한 것으로 알려져 주변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박 시인은 본인이 살던 경상남도 곳곳을 찾아다니며 각 지역의 아름다움을 글로 담아냈고, 지역 일간지의 신춘문예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하며 신인 발굴에도 열의를 보였다. 

1995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고인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과 요산기금,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 행주문학상을 받았다. 

한편 경기도 안산시에서 홀로 지내던 김기석 시인도 지난달 30일 자신의 집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결국 세상과 작별했다. 향년 60세. 

지역 문인단체와 동료 작가들에 따르면, 김 시인은 일용직으로 살아와 넉넉지 못한 형편인데다 그의 장례를 치러줄 가족도 마땅치 않았다. 그가 살던 보증금 200만원 짜리 방도 최근 몇 개월간 월세가 밀려 남은 돈은 모두 100여 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을 접한 안산문협 회원들은 지난달 31일 고인의 시신이 안치된 동안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수습을 논의했고, 김영숙 회장과 회원들은 장례비 등으로 쓸 돈을 모금했다. 동안산병원 장례식장 측도 고인의 사정을 전해듣고 장례비를 최대한 할인해주기로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숙 회장은 "고인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지역 안팎의 각 사회단체에 관련 소식을 알려 최대한 지원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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