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새마을금고중앙회]
MG손해보험이 바람 앞에 등불로 전락했다. 박차훈 신임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전임 신종백 회장의 치적으로 꼽히는 MG손보를 적극 돕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박 신임 회장과 신 회장은 선거 전부터 티격태격 싸우며 대척점을 만들었기 때문에 당장 필요한 MG손보의 유상증자 얘기는 꺼내지도 못할 전망이다.
박 회장은 이달부터 새마을금고중앙회 및 각 계열사의 여러 현안을 점검하고 향후 경영방침을 결정할 계획이다. 특히 계열사 MG손보의 자본 확충 문제에 대해서도 최종 방침을 확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MG손보는 지난 9월 말 기준 RBC(지급여력)비율 115.61%로 정기시정조치 기준인 100% 수준에 근접해 있다.
금융권에서는 박 회장이 MG손보에 호의적이지 않다고 분석했다. MG손보 인수를 주도했던 신종백 회장과 정반대의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박 회장은 1997년 동울산새마을금고의 제11대 이사장에 취임한 이후 20년 이상 호실적을 기록하며 자리를 유지해왔다. 그는 1997년 취임 당시 총자산 146억원에 불과했던 소형금고를 지난해 말 기준 4500억원 규모(울산·경남 지역 1위)로 탈바꿈시켰다. 금고업을 통해 성공한 만큼 금고업과 연관되지 않은 사업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낮다.
실제 박 회장은 이번 중앙회장 선거는 물론이고 4년 전에도 이 같은 정책으로 중앙회장 선거에 뛰어들었다. 당시 재임을 노리던 신 회장은 '금융영토 확장'을 비전으로 제시한 반면 박 회장은 '금고 경쟁력 강화'를 내걸었었다.
더 큰 문제는 MG손보가 향후 턴어라운드에 성공해도 박 회장의 치적이 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때문에 박 회장이 MG손보에 힘을 실어주기보다는 자신이 강조한 금고 경쟁력 강화 방안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그동안 상임이었던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이번부터 비상임으로 전환되면서 박 회장이 이전 회장만큼 권한이 강하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중앙회장의 권한을 신용공제 대표, 지도감독이사, 전무이사 등 3명의 상근이사에게 분산토록 하고 회장직을 비상근으로 전환토록 했다.
그러나 금융권은 중앙회장이 3명의 상근이사에게 강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어 회장의 권한이 크게 약화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박 회장과 신 회장은 이른바 정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신 회장이 애착을 보였던 MG손보에 박 회장이 힘을 실어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MG손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장 팔을 걷어붙이고 나설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