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30~31일(이하 현지시간) 진행된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주재하는 마지막 FOMC에서 금리가 동결되자 제롬 파월 차기 연준 의장 체제 이후 첫 통화정책회의가 열리는 3월 금리인상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준은 FOMC 정례회의 후 성명을 통해 현행 1.25~1.50% 수준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고용지표 등 경제가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지만 지난달 금리를 올린 데다 물가상승 둔화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CNBC 등은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2%) 달성 여부가 관건이 될 수 있지만 3월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3월 기준금리 인상설에 특히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제16대 연준 의장 취임을 확정지은 파월 현 연준 이사가 이때 처음으로 FOMC를 주재하기 때문이다. 파월 이사는 옐런 의장의 뒤를 이어 오는 3일 정식 취임한다. 연준 역사상 첫 여성 지도자이자 금융위기에 성공적으로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옐런 의장으로부터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한 공을 넘겨 받는 셈이다.
파월 이사는 전형적인 비둘기파 인사로서 옐런 체제가 추구해온 '점진적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경제전문매체 포천 등 외신들은 연준이 지난해에 이어 2018년에도 연중 3차례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연준도 올해 기준금리를 최소 3차례 인상할 것이라는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혔다. 파월 이사도 최근 공식 석상에서 "현행 방침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지만 경기 과열 신호가 나타나면 공격적인 금리 인상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로이터통신 등은 최근 보도를 통해 파월 체제에서는 금리인상 횟수가 두 차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보도하기도 했다. 점진적으로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하면서 경제를 완전히 회복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2%)를 하회하고 있는 탓이다.
옐런 의장과의 성과 비교도 파월 의장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지난 2014년 2월 연준 의장직에 오른 옐런 의장은 4년 임기 동안 기준금리를 5차례 인상했다. 유례 없는 증시 호황과 17년 만의 최저 수준 실업률 등 경제 호황을 이끈 데다 4조5000억 달러에 달하는 연준 보유 자산에 대한 축소 작업 시행으로 출구 전략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월 신임 의장이 금리인상 속도를 너무 늦춘다면 낮은 차입 비용으로 인해 2001년과 2007년에 경기 침체를 촉발시킨 자산 버블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며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경우 연준의 빗나간 예측에 따른 신뢰 손상도 감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