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례 용두리 고분' 유적에서 발견된 가야계 토광묘 [사진=문화재청 제공]
전라남도 구례군에서 가야계 무덤과 유물이 발견됐다.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구례군청(군수 서기동)과 (재)마한문화연구원(원장 조근우)이 조사하고 있는 '구례 용두리 고분' 유적에서 가야계 토광묘(목곽묘, 목관묘) 3기와 가야계 토기, 청동기 시대 집자리 등이 확인됐다고 31일 밝혔다.
유적은 섬진강과 가까운 용두마을 남쪽의 낮은 구릉(해발 45m)에 자리하며, 구례읍을 관통하는 서시천이 섬진강과 합류하는 지점에 넓게 형성된 충적지의 단독 구릉에 해당한다. 용두마을 강변은 하동에서부터 섬진강을 드나들던 배를 매는 '배틀재'라는 지명과 함께 선착장이 있었던 곳으로 알려져 왔다.
발굴조사 결과 총 3기의 토광묘가 확인됐는데, 모두 등고선과 나란하게 조성되었고 묘광(墓壙)과 곽(관) 사이는 회색점토를 채워 넣었다. 3호묘는 구릉의 남사면부에 조성되었으며, 청동기 시대 집자리와 중복되어 있으며 묘광의 규모는 길이 330cm, 너비 130cm, 깊이 20cm이고, 그 내부의 목곽은 길이 280cm, 너비 80cm이다.
문화재청 측은 "유물은 머리 쪽에 목짧은항아리, 손잡이잔, 바리모양토기, 가락바퀴, 쇠칼이 놓여 있었고, 발 근처에는 목짧은항아리, 굽다리접시 2점이 묻혀 있었다"며 "출토상태로 보아 목곽 내부에 안치했던 유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구례 용두리 고분에서 출토된 유물들 [사진=문화재청 제공]
2호 토광묘는 3호와 바로 인접해 나란하게 자리했으며, 전체 묘광의 규모는 210cm, 너비 74cm, 깊이 18cm이다. 3호 토광묘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등고선과 평행하게 조성했고 묘광과 곽 사이에는 회색점토로 채워 넣은 점 등의 축조방법은 동일하다.
구례 용두리 고분에서 출토된 유물들은 목짧은단지, 목긴항아리, 굽다리접시, 그릇받침 등 대부분 가야계 토기이다. 이들은 특정 시기·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아라가야계, 소가야계, 대가야계 등 다양한 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는 구례 용두리 일대의 집단이 섬진강뿐만 아니라 내륙을 통해서도 가야 지역과 오랜 시간 동안 지속적인 교류를 유지해 왔음을 알려주는 매우 귀중한 자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