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채권시장발 글로벌 증시 하락에 변동성 우려...출렁이는 국제금융시장

2018-01-3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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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주요 지수 이틀 연속 하락...다우지수 1.4%↓

미국 국재 금리 상승에 따른 불안감에 매도 확대 평가

헬스케어·정유주 하락 영향도...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주목

[사진=연합/EPA]


지난 30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62.59포인트(1.4%) 하락한 2만6076.89에 마감했다.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미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인해 채권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매도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뉴욕증시, 8개월 만에 이틀 연속 하락··· "美 채권 시장 불안 영향"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날보다 31.1포인트(1.09%) 하락한 2822.43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 지수는 64.03포인트(0.86%) 내린 7402.48을 기록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이례적인 황소장을 이어온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인 것은 미국 채권 시장의 불안감이 매도로 이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폭스 비즈니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95% 높은 2.725%까지 치솟으면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으로 3%에 근접할 것이라는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채권 수익률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통상 채권 수익률이 상승하면 금리 상승에 따른 부채를 충당하기 위해 대기업들의 투자 비용이 확대된다. 중장기 기관 자금이 다시 채권시장에 집중되는 이른바 '머니무브(자금 이동)'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채권 금리 상승은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가능성과도 관련이 있다. 최근 미 국채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지난 2주 동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상향 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게 FT의 설명이다. 앞서 연준은 올해 기준금리를 최소 3차례 인상할 것이라는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혔다. 오는 3일부터 제16대 연준 의장으로 임기를 시작하는 제롬 파월 현 연준 이사는 경기 과열 신호가 나타나면 공격적인 금리 인상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방침도 채권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국채 발행이 불가피한 만큼 채권 가격 하락을 더욱 부추길 수 있는 탓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집권 2년차 국정 방침을 밝히는 연두교서를 통해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공정무역 가속화 등을 강조한 상태다. 

◆ 의료계 지각변동·유가하락도 하락에 영향··· 구글 등 실적 발표에 주목 

미 국채 10년물 금리 상승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아마존이 의료비 부담을 낮추는 헬스케어 회사를 설립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도 증시 하락의 요인으로 꼽힌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아마존은 버크셔 해서웨이, JP모건 등과 손잡고 비영리 의료 기업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확장해온 아마존 파워를 의식한 의료업계에 경쟁 심화에 대한 우려가 번지면서 메트라이프와 유나이티드헬스케어는 주가가 각각 9%, 4% 하락했다.

미국의 산유량 증가 전망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으로 정유주가 추락한 것이 증시 하락을 부추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30일 기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06달러(1.5%) 떨어진 64.50달러에 마감하면서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3월물도 배럴당 68.42달러를 기록하는 등 전날 대비 0.8% 내렸다.

유럽증시의 주요 지수도 미국 증시 위축의 영향으로 동반 하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날보다 1.09% 내린 7587.98에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와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도 각각 1% 가까이 떨어졌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물 금값도 전날 대비 온스당 0.4% 내린 1335.40달러에 마감했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증시 하락이 역대 가장 큰 상승폭을 이어왔던 시장에 대한 조정에 들어간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가운데, 주요 기업들의 실적과 경제지표 발표가 조정 흐름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애플과 페이스북, 알파벳 등 주요 기업들은 이번 주 내 실적 발표를 예정하고 있다. 31일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나면 오는 2일에는 미 고용통계 결과가 발표된다.

변동성에 대한 우려로 이른바 '공포지수'로 통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전날보다 7% 이상 오른 14.82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VIX가 상승하면 증시가 불안해지면서 하락 가능성을 높인다.

시장 불안정을 야기하는 채권 금리 상승이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일부 나오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에 따라 미국 뉴욕증시의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투자회사 로이트홀트 그룹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제임스 폴슨은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인해 시장이 취약한 상태였다"며 "고수익 채권 시장에서 대안을 찾는 투자자들에 있어 금리 상승은 추가 압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CN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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