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한국경제연구원 제공]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가 21개월째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2월 전망치는 91.8을 기록했다.
이로써 2016년 6월 이후 21개월 연속으로 100을 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이번 조사 결과는 지난해 5월 전망치(91.7) 이후 최저 수준이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본격화, 원화 강세와 유가 상승에 의한 채산성 악화에 내수 부진 우려가 겹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정부는 최근 한국 가전과 태양광 제품 등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시행하는 등 보호무역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통상 압박이 철강, 반도체, 자동차 등 타 업종으로도 퍼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여기에 환율 하락과 유가 상승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년 동안 11.7% 하락한데 이어 올해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국제유가는 작년 하반기 이후 급격히 올라서 2년 반 만에 배럴당 60달러를 넘었다. 기업의 채산성 전망(93.9)은 전월 대비 3.1 하락했다.
부문별 전망치도 수출(94.6), 투자(98.3), 자금사정(97.0), 재고(102.4), 고용(98.0) 등 전 부문에서 부진했다. 특히 가계부채와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더해지면서 설 연휴를 앞두고도 내수에 대한 전망(91.1)이 부정적이었다. 재고는 100 이상일 때 부정적(재고과잉)을 의미한다.
1월 실적치는 95.4로, 역시 2015년 4월(101.3) 이후 33개월 연속 기준선을 하회했다. 실적치를 부문별로 보면 내수(96.3), 수출(95.9), 투자(97.6), 자금사정(98.3), 재고(103.0), 채산성(94.1) 등 고용(101.5)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부진했다.
송원근 한경연 부원장은 “달러, 유가, 금리 등 거시변수가 동시다발적으로 변해 대내외 리스크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경영 불확실성을 줄이고 대외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적 대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