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지난해 매출 4조6785억원, 영업이익 1조179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가입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매출의 70%를 광고수익에 의존하는 기형적인 수익구조가 문제로 지적될 수 있지만, 주력사업인 IT 관련 매출을 꾸준히 성장시키며 수익구조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선보인 스마트렌즈, 인공지능(AI) 플랫폼 클로바 등 대표적 IT 신기술들이 네이버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다. 네이버는 동시에 사상 최대 위기도 맞고 있다. 지난해 조기 대선을 통해 본격화된 뉴스편집의 공정성 문제가 최근 뉴스 댓글 조작 의혹으로 번지며 정치권뿐만 아니라 일반 이용자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네이버페이 불매운동까지 일어나면서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은 네이버의 한성숙 대표가 취임 2년차를 맞아 어떻게 난관을 헤쳐나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네이버를 둘러싼 논란은 크게 4가지다. 이해진 총수가 지난해 국정감사에 참석해 국회의원들로부터 호되게 질책 받은 △뉴스편집의 공정성 △시장독점문제와 골목 상권의 침해, 최근 불매운동으로까지 확산한 △댓글 조작 논란, 그리고 구글 등 해외 IT기업을 상대로 국내에서 벌이고 있는 △역차별 문제다.
뉴스편집의 공정성 논란은 네이버가 ‘기사배열 공론화 포럼’을 만들어 외부 의견 수렴에 나서고 있고, 시장독점문제와 골목 상권의 침해 문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전방위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댓글 조작 논란은 네이버 스스로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며, 역차별 문제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인터넷 상생 협의체’를 통해 풀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 뉴스편집은 '독이 든 성배'
“뉴스 장사에서 손을 떼세요. 그것이 네이버와 이해진 의장을 지키는 길입니다. 만약에 못 하겠다, 돈 때문에 못 하겠다, 그럼 마지막으로 제가 충고 제안을 드립니다. 정치뉴스라도 그만 집어 치우세요.”(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
“권력 투쟁의 본질적인 수단이 지금 네이버와 다음을 통해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진지하게 권고 드리는데 사업만 하십시오. 권력 투쟁의 장이 될 만한 것들은 다 빼십시오.”(김경진 국민의당 의원)
지난해 10월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과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이 이해진 네이버 총수에게 던진 충고다. 이 자리에서 강 의원은 “과거에 이해진 총수가 뉴스 장사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부하 임직원들이 반대해 여기까지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뉴스 서비스를 두고 내부 갈등이 존재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총수는 “잘 명심하고 고민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하루에 2500만명이 네이버 뉴스를 보고, 2만건의 뉴스가 네이버에 게재된다. 네이버와 같은 플랫폼 사업자는 이용자가 늘면 늘수록 광고수익이 커지는 구조다. 뉴스를 보기 위해 네이버를 방문하는 2500만명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뉴스를 포기하기에는 매출에 차지하는 광고수익의 비중도 너무 크다.
미디어 업계 전문가는 "네이버는 뉴스 서비스가 수익에 큰 도움이 안 되지만 안 하기는 어렵다는 자가당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뉴스 서비스는 네이버에게 독이 든 성배와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 한성숙 대표, 실익 좇는 두 얼굴
“네이버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무겁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더 엄중하게 생각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만드는 데 전력을 다하겠습니다.”(한성숙 대표)
지난해 10월 3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증인으로 참석한 한성숙 대표가 송기석 국민의당 의원의 질의를 받고 이같이 답했다. 한 대표가 신중하게 단어를 골라 답변하는 모습에서 ‘합리적인 기업인’이라는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가 많았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약속한 한 대표의 행보도 신속했다. 한 대표는 국회 증인 참석 후 1주일 만에 ‘네이버 다이어리(네이버의 공식 블로그)’를 통해 “국회에서 제기된 내용들에 대해 내부 검토를 거쳐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지난 12일에는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정당, 이용자 등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위원으로 구성된 ‘네이버뉴스 기사배열 공론화 포럼’을 발족시켰다. 이곳에선 향후 3~4개월 동안 정기 회의와 공개 토론회 등을 진행해 ‘서비스 품질과 공정을 담보할 수 있는 자동 기사 배열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한 대표의 신속한 조치는 뉴스·미디어 검색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네이버의 영향력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국회 증인 참석 후인 지난해 11월 9일 구글코리아를 향해 던진 공개 질문은 다소 의아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구글코리아로부터 들을 수 없는 답변을 위해 던진 ‘보여주기식 질문’이라는 지적 때문이다. 한 대표는 구글코리아의 세금문제, 고용문제, 트래픽 비용 문제 등을 조목조목 공개 질의서에 나열했다.
IT업계 관계자는 “공개 질의서를 한성숙 대표가 직접 쓰지는 않았을 테지만, 구글코리아가 이에 대해 답변할 것으로 기대했다면 순진한 발상을 한 것이고, 답변을 기대하지 않고 던진 질문이었다면 한 대표 명의로 작성된 공개 질의서의 무게감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의 진솔한 의견을 담아 질문을 던진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이 질의를 굳이 공개적으로 할 필요가 있었는가라는 의문이 남는다. 들을 수 없는 답을 위해 질문을 던졌기 때문에 결국 실익이 없다는 지적이다.
장문의 공개 질의서에는 “네이버가 해결해야 하는 일들을 뒤로한 채, 이 같은 질의와 제안에만 사회적 관심을 모으고자 하는 것이 아님을 명백히 말씀드린다”고 밝히고 “이러한 문제제기가 자국 기업만 보호해 달라는 애국심 마케팅 차원의 목소리가 아니다”라고 명시했지만, 명확한 진위는 알 수 없다.
지난해 국감 기간에 호된 질책을 받은 이 총수가 구글을 끌어들이는 답변으로 일관하자, 구글코리아가 출입기자들에게 뿌린 “구글은 검색 결과의 객관성과 공정성·투명성에 대해 매우 자부심을 느끼고, 검색 결과는 100% 알고리즘 순위에 기반해 금전적 또는 정치적 압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설명에 감정적으로 대응했다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
실제로 구글코리아는 네이버가 제기한 공개 질의에 29일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수사기관도 아닌 민간기업 네이버의 질문에 대해 반드시 답변을 내놓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구글이 불법을 저지른 것도 아니다.
◆ "네이버, 수익모델 바꿔야 해결할 수 있다"
네이버가 뉴스편집의 공정성, 댓글 조작 의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수익모델을 탈피한 새로운 수익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학계에서 제기됐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29일 “네이버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뉴스로 트래픽을 얻고 광고로 먹는 수익모델을 중단해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네이버의 수익구조는 단순하다. 광고가 70%, IT 관련 매출이 10%다. 광고 수익이 높은 이유는 검색 서비스 국내 1위라는 시장지배력이 전이된 결과다. 네이버가 검색시장에서 시장지배력을 잃게 되는 순간, 광고 수익은 줄어들 수 있다. 광고 수익 의존도를 낮추고 수익모델의 다각화가 필요한 이유다.
한 교수는 “네이버의 뉴스편집 공정성과 댓글 조작 의혹은 이제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을 넘어 정치권에서 여당과 야당 할 것 없이 모두가 문제제기를 하는 상황”이라며 “이제 모든 사람들이 네이버가 불공정하게 뉴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여기는 ‘적대적 미디어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제기했다.
한 교수는 “최근 불거진 뉴스편집과 댓글 문제는 10년 동안 축적되어 온 네이버에 대한 이용자들의 인식에서 나온 결론이기 때문에 이제 네이버도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황이 이처럼 심각한데도 네이버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려는 미온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위원회나 포럼을 만들어 책임을 외부로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네이버는 편집자문위원회·뉴스제휴평가위원회·스포츠이용자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뉴스공론화포럼도 만들었다. 이들 모두 문제가 발생한 뒤 꾸려진 조직들이다.
한 교수는 “네이버가 자꾸 공신력 있는 사람들을 불러 모아 거기에 기대서 검증을 받으면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생각하는데, 그 방법은 이제 한계에 왔다고 본다”며 “지금 당장은 그것으로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네이버가 구조적인 것을 바꾸지 못하면 이전과는 다른 심각한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네이버가 자꾸 위원회를 만들어 외부에 책임을 돌리는 정공법이 아닌 방식으로 문제를 풀 수 있는 그런 시기는 이미 지나갔다”고 덧붙였다.
한 교수는 "네이버도 활주로가 필요하고 언론도 활주로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네이버도 변해야 하지만 언론도 변해야 살고, 네이버와 언론이 상생하는 모델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교수는 "네이버는 앞으로 3~4년 정도 시간을 갖고 뉴스로 트래픽을 유입시키는 모델을 버리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다. 네이버는 동시에 사상 최대 위기도 맞고 있다. 지난해 조기 대선을 통해 본격화된 뉴스편집의 공정성 문제가 최근 뉴스 댓글 조작 의혹으로 번지며 정치권뿐만 아니라 일반 이용자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네이버페이 불매운동까지 일어나면서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은 네이버의 한성숙 대표가 취임 2년차를 맞아 어떻게 난관을 헤쳐나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네이버를 둘러싼 논란은 크게 4가지다. 이해진 총수가 지난해 국정감사에 참석해 국회의원들로부터 호되게 질책 받은 △뉴스편집의 공정성 △시장독점문제와 골목 상권의 침해, 최근 불매운동으로까지 확산한 △댓글 조작 논란, 그리고 구글 등 해외 IT기업을 상대로 국내에서 벌이고 있는 △역차별 문제다.
뉴스편집의 공정성 논란은 네이버가 ‘기사배열 공론화 포럼’을 만들어 외부 의견 수렴에 나서고 있고, 시장독점문제와 골목 상권의 침해 문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전방위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댓글 조작 논란은 네이버 스스로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며, 역차별 문제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인터넷 상생 협의체’를 통해 풀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뉴스 장사에서 손을 떼세요. 그것이 네이버와 이해진 의장을 지키는 길입니다. 만약에 못 하겠다, 돈 때문에 못 하겠다, 그럼 마지막으로 제가 충고 제안을 드립니다. 정치뉴스라도 그만 집어 치우세요.”(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
“권력 투쟁의 본질적인 수단이 지금 네이버와 다음을 통해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진지하게 권고 드리는데 사업만 하십시오. 권력 투쟁의 장이 될 만한 것들은 다 빼십시오.”(김경진 국민의당 의원)
지난해 10월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과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이 이해진 네이버 총수에게 던진 충고다. 이 자리에서 강 의원은 “과거에 이해진 총수가 뉴스 장사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부하 임직원들이 반대해 여기까지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뉴스 서비스를 두고 내부 갈등이 존재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총수는 “잘 명심하고 고민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하루에 2500만명이 네이버 뉴스를 보고, 2만건의 뉴스가 네이버에 게재된다. 네이버와 같은 플랫폼 사업자는 이용자가 늘면 늘수록 광고수익이 커지는 구조다. 뉴스를 보기 위해 네이버를 방문하는 2500만명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뉴스를 포기하기에는 매출에 차지하는 광고수익의 비중도 너무 크다.
미디어 업계 전문가는 "네이버는 뉴스 서비스가 수익에 큰 도움이 안 되지만 안 하기는 어렵다는 자가당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뉴스 서비스는 네이버에게 독이 든 성배와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 한성숙 대표, 실익 좇는 두 얼굴
“네이버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무겁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더 엄중하게 생각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만드는 데 전력을 다하겠습니다.”(한성숙 대표)
지난해 10월 3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증인으로 참석한 한성숙 대표가 송기석 국민의당 의원의 질의를 받고 이같이 답했다. 한 대표가 신중하게 단어를 골라 답변하는 모습에서 ‘합리적인 기업인’이라는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가 많았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약속한 한 대표의 행보도 신속했다. 한 대표는 국회 증인 참석 후 1주일 만에 ‘네이버 다이어리(네이버의 공식 블로그)’를 통해 “국회에서 제기된 내용들에 대해 내부 검토를 거쳐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지난 12일에는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정당, 이용자 등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위원으로 구성된 ‘네이버뉴스 기사배열 공론화 포럼’을 발족시켰다. 이곳에선 향후 3~4개월 동안 정기 회의와 공개 토론회 등을 진행해 ‘서비스 품질과 공정을 담보할 수 있는 자동 기사 배열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한 대표의 신속한 조치는 뉴스·미디어 검색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네이버의 영향력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국회 증인 참석 후인 지난해 11월 9일 구글코리아를 향해 던진 공개 질문은 다소 의아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구글코리아로부터 들을 수 없는 답변을 위해 던진 ‘보여주기식 질문’이라는 지적 때문이다. 한 대표는 구글코리아의 세금문제, 고용문제, 트래픽 비용 문제 등을 조목조목 공개 질의서에 나열했다.
IT업계 관계자는 “공개 질의서를 한성숙 대표가 직접 쓰지는 않았을 테지만, 구글코리아가 이에 대해 답변할 것으로 기대했다면 순진한 발상을 한 것이고, 답변을 기대하지 않고 던진 질문이었다면 한 대표 명의로 작성된 공개 질의서의 무게감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의 진솔한 의견을 담아 질문을 던진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이 질의를 굳이 공개적으로 할 필요가 있었는가라는 의문이 남는다. 들을 수 없는 답을 위해 질문을 던졌기 때문에 결국 실익이 없다는 지적이다.
장문의 공개 질의서에는 “네이버가 해결해야 하는 일들을 뒤로한 채, 이 같은 질의와 제안에만 사회적 관심을 모으고자 하는 것이 아님을 명백히 말씀드린다”고 밝히고 “이러한 문제제기가 자국 기업만 보호해 달라는 애국심 마케팅 차원의 목소리가 아니다”라고 명시했지만, 명확한 진위는 알 수 없다.
지난해 국감 기간에 호된 질책을 받은 이 총수가 구글을 끌어들이는 답변으로 일관하자, 구글코리아가 출입기자들에게 뿌린 “구글은 검색 결과의 객관성과 공정성·투명성에 대해 매우 자부심을 느끼고, 검색 결과는 100% 알고리즘 순위에 기반해 금전적 또는 정치적 압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설명에 감정적으로 대응했다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
실제로 구글코리아는 네이버가 제기한 공개 질의에 29일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수사기관도 아닌 민간기업 네이버의 질문에 대해 반드시 답변을 내놓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구글이 불법을 저지른 것도 아니다.
◆ "네이버, 수익모델 바꿔야 해결할 수 있다"
네이버가 뉴스편집의 공정성, 댓글 조작 의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수익모델을 탈피한 새로운 수익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학계에서 제기됐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29일 “네이버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뉴스로 트래픽을 얻고 광고로 먹는 수익모델을 중단해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네이버의 수익구조는 단순하다. 광고가 70%, IT 관련 매출이 10%다. 광고 수익이 높은 이유는 검색 서비스 국내 1위라는 시장지배력이 전이된 결과다. 네이버가 검색시장에서 시장지배력을 잃게 되는 순간, 광고 수익은 줄어들 수 있다. 광고 수익 의존도를 낮추고 수익모델의 다각화가 필요한 이유다.
한 교수는 “네이버의 뉴스편집 공정성과 댓글 조작 의혹은 이제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을 넘어 정치권에서 여당과 야당 할 것 없이 모두가 문제제기를 하는 상황”이라며 “이제 모든 사람들이 네이버가 불공정하게 뉴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여기는 ‘적대적 미디어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제기했다.
한 교수는 “최근 불거진 뉴스편집과 댓글 문제는 10년 동안 축적되어 온 네이버에 대한 이용자들의 인식에서 나온 결론이기 때문에 이제 네이버도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황이 이처럼 심각한데도 네이버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려는 미온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위원회나 포럼을 만들어 책임을 외부로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네이버는 편집자문위원회·뉴스제휴평가위원회·스포츠이용자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뉴스공론화포럼도 만들었다. 이들 모두 문제가 발생한 뒤 꾸려진 조직들이다.
한 교수는 “네이버가 자꾸 공신력 있는 사람들을 불러 모아 거기에 기대서 검증을 받으면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생각하는데, 그 방법은 이제 한계에 왔다고 본다”며 “지금 당장은 그것으로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네이버가 구조적인 것을 바꾸지 못하면 이전과는 다른 심각한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네이버가 자꾸 위원회를 만들어 외부에 책임을 돌리는 정공법이 아닌 방식으로 문제를 풀 수 있는 그런 시기는 이미 지나갔다”고 덧붙였다.
한 교수는 "네이버도 활주로가 필요하고 언론도 활주로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네이버도 변해야 하지만 언론도 변해야 살고, 네이버와 언론이 상생하는 모델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교수는 "네이버는 앞으로 3~4년 정도 시간을 갖고 뉴스로 트래픽을 유입시키는 모델을 버리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