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이잉원 대만 총통[사진=아주경제 DB]

[환구시보]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공개적으로 중국의 대만 무력통일 가능성을 언급하고 "대만 총통의 의지를 무시하지 마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중국 관영언론이 격한 어조로 이를 비판했다.
대만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22일 밤(현지시간) 대만 뉴스채널인 싼리신(三立新)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누구도 (중국의 무력 통일 시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성적인 정책 결정자라면 전쟁에 대해 심사숙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만 총통의 의지와 대만의 저항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마라"라며 "총통은 국가가 마땅히 지켜야 할 것을 나라를 대신해 지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안 간 협상과 대화가 가능하다면서도 '협상을 위한 협상'은 안된다며 "정치적 전제조건을 내세워서는 안된다"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차이 총통이 언급한 '의지'라는 단어는 이는 그럴듯한 자기만의 논리로 현실을 왜곡하는 것으로 정치인이 마땅히 가져야할 지혜와 책임감이 부족해 보인다고 비난했다. 대만 '총통'의 의지는 대만의 실력을 바탕으로 사회복지를 실현하고 평화·안정 유지에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대만 독립'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며 현실성이 없는 환상이자 대만 정당이 정권을 잡기 위해 선거에 활용하는 수단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성을 언급했지만 양안 간 전쟁 발생여부는 대만 당국이 중국의 '반분열국가법'에 정면으로 도전하는지 여부에 달려있다며 이성을 찾아야 하는 것은 대만이라고 덧붙였다.
반분열국가법은 대만 독립과 양안통일을 위해 2005년 제정한 법으로 대만이 실질적 독립을 추진하거나 평화통일의 틀을 파괴할 경우 인민해방군이 무력을 동원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의 막강한 힘도 과시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이 계속 강성해지면서 무력통일이 점차 쉬운 선택지가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대만 당국이 미국이 양안갈등으로 중국과 힘겨루기를 하고자 함을 알고 이를 이용하려 하지만 날로 막강해지는 중국의 실력이 이러한 결심과 시도를 흔들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 시절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대만의 3배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20배에 육박하고 중국의 군비 지출은 대만의 십 수배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차이 총통의 '의지'는 속이 텅 비었다며 "차이잉원 성장, 쇼를 멈춰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거친 논조로 비난했다.
최근 양안간 긴장감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지난해 12월 초 미국 의회가 미 군함이 대만에 정박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국방수권법안을 가결하자 리커신(李克新) 주미 중국대사관 공사는 "미국 군함이 가오슝(高雄)항에 도착하는 날이 바로 인민해방군이 대만을 통일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시 리 공사는 "이는 결코 농담이 아니다"라는 의미심장한 말도 남겼다.
지난 7일에는 중국이 대만에 근접한 남부전구(戰區) 등에 공중돌격여단을 창설한 사실이 공개됐다. 마샤오광(馬曉光)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17일 브리핑을 통해 "대만에서 분열을 조장하는 각종 활동을 벌이면서 무력통일과 관련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중국은 대만의 분열조장 행위를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무력동원도 가능함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