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도 제넥신·한올바이오파마·동아에스티 등이 신약기술이전 계약에 성공하면서 증권가의 주목을 받았다. 또 이달 초 국내제약사들은 미국에서 개최된 대규모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가해 신약개발 성과를 홍보하고 투자 유치에 열을 올렸다.
신약기술이전 계약은 이제 막 신약 연구·개발(R&D)에 나선 국내제약사들이 비교적 조기에 성과를 확보할 수 있는 전략 중 하나다. R&D 경험과 투자자금이 부족한 국내 제약사들은 그간 쌓아온 신약 성과를 하나 둘 글로벌 기업에 고가로 판매해 최대 실리를 챙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이 신약후보물질을 남에게 넘기면서 자체 신약으로 완성시키지 않는 것은 자금·자원이 R&D 규모에 크게 못 미치고 있어 개발부담이 적잖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신약 1개를 개발하는 데 평균 13년간 8억 달러(약 8550억원)가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국내 제약사들은 평균적으로 매출액의 총 10%가량을 다수 신약후보물질 R&D에 투자하고 있지만, 각 물질로 놓고 보면 투자에 한계가 있다.
때문에 제약사들은 ‘신약개발-기술이전-수익-재투자-신약개발’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후에 자체 개발 신약을 완성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런 점에서 기술이전은 신약개발에 이제 막 나선 국내 제약사들로선 ‘과도기’이자 ‘성장통’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 나오는 우려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신약개발은 기본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낮거니와, 개발 가능한 범위는 줄어들고 기준은 엄격해지고 있다. 자체 개발 신약을 서둘러 확보하지 않는다면 성장 동력을 잃게 될 수도 있다.
이미 자금력을 갖춘 대규모 다국적제약사들이 신약후보물질 개발보다는 시장성이 충분한 물질을 사들이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구매한 후보물질을 신약 출시로 연결해 대규모 수익을 얻고, 또 다른 신약후보물질을 손에 거머쥐고 있다.
기술이전이 국내 제약사 신약개발 추세에 ‘한계’로 자리매김해서는 안 된다. 신약 하나는 한 제약사를 글로벌 기업으로 이끌 수도 있다. 기회는 위기에서부터 나온다고 했다. 성공한 후발주자에게 과감한 도전기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지 않나. 여기에 정부 지원이 더해진다면 그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질 수 있음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