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는 '정치 보복', '보수 궤멸을 노린 기획수사'라고 상투적인 여론전을 펼치려 했으나 국민들은 이번 검찰 수사를 거대한 '복수극(復讐劇)' 한 편을 감상하는 심정으로 보지 않을까.
적폐 청산으로 시작됐고 적폐는 반드시 청산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계속 높을 테지만 이번 드라마는 캐스팅, 스토리 등 흥미 요소가 역대급이다. 현직 대통령과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이 주인공(박근혜는 1심 선고를 앞두고 있으나 이제 소품 정도로 밀려난 느낌)이고 스토리는 10년을 거슬러 올라가며 여기에 MB의 여러 해묵은 비리 혐의까지 흥미를 더해주고 있다. 20여년 전 YS(김영삼)의 전두환-노태우 단죄는 어쩌면 화끈한 단막극이었던 것 같다.
소설이나 영화 중에 복수극만큼 재미있는 것도 없다. 주인공이 온갖 고생을 하며 힘을 길러서 아버지나 아내와 자식 혹은 스승을 죽인 원수를 시원하게 갚는 복수극은 무협지나 서부극 등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흥미진진했다. 또 복수극은 대개 권선징악(勸善懲惡)이라는 인류의 오래된 가르침을 잊지 않아 살인의 피냄새를 없애곤 했다. 이번에도 '적폐 청산'이라는 징악(懲惡)이 동원될 것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