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 코인 추천받으려다 '세력'들 장난질에 투자금 물려

2018-01-1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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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정보 준다" 한달 50~100만원 요구 유료방 유인

첫 몇달 수익 내다 손실…약관대로 환불요구 하면 '강퇴'

[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가상화폐와 관련한 정보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그 폐해도 커 당국의 감독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인터넷 카페, 블로그 등 오픈된 공간에서 정보 교류가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개인보안이 철저한 '텔레그램' 메신저가 창구 역할을 하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가상화폐 정보를 제공하는 각종 '리딩방'이 텔레그램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리딩방은 가상화폐 시장 상황을 그때그때 전하고 유망 '코인'을 추천하고 있다. 무료방부터 VVIP방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문제는 이들 '리딩방'이 시세 조종에 악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잘못된 정보를 흘린 후 시간차를 두고 정보를 공유, 코인 가격을 수백%까지 올리는 '장난'을 치는 것이다.

한 가상화폐업체 관계자는 16일 "온라인상에는 일부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본인을 전문가로 내세우면서 '리딩방'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들로부터 이용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밝혔다.

리딩방은 '유료방', '무료방', ‘VIP방’ 등 여러 단계로 분류되어 있다. 운영자들은 수백%에 달하는 수익률을 인증하며 "리딩방에 가입하면 '호재' 정보가 많아 '코인판'에서 막대한 이익을 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코인판'은 투자자들이 가상화폐 시장을 지칭하는 말이다.

◆ "수익률 500%"라는 말로 현혹

이들의 수법은 먼저 오픈 카톡방이나 텔레그램 무료방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은다. 무료방은 공짜 정보를 제공하는 만큼 가입자가 많다. 하지만 유료방은 돈을 내야 한다. 비용은 천차만별이다. 보통 한달에 50만~100만원 사이다. 많으면 500만원까지도 부른다. 비용은 현금이나 코인으로 지급한다.

유료방에서는 일반인들이 접할 수 없는 고급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기사를 비롯해서 출처를 알 수 없는 각종 '지라시'도 제공된다. 일부는 국내 내로라하는 유료방은 물론 해외 유료방 정보까지 한 번에 제공한다고 소개할 정도다.

코인을 '픽'해 주는 경우도 있다. 말 그대로 가격이 급상승할 것 같은 코인을 찍어주는 것이다. 일부 유료방들은 "매우 저평가된 코인을 발굴해 막대한 이익을 내게 해준다"는 식으로 홍보를 한다.

◆ 유료방 손 털 때 무료방은 투자금 몰려

문제는 이들 '리딩방'이 '다단계'라는 원성을 살 정도로 시세 조종에 악용된다는 의혹이 많은 점이다. 방식은 단순하다. 코인 가격이 최저점일 때 VIP 회원들에게 매입하도록 한다. 그 뒤 해당 코인 가격이 조만간 급상승한다는 내용의 가짜 지라시를 무료방이나 유료방에 살포한다. 한 투자자는 "수많은 무료방에 순차적으로 정보를 뿌리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단기간에 해당 코인에 투자자가 몰리고 가격은 널뛰기를 한다. 고점에 도달했을 때 VIP 회원들은 손을 털고 나간다. 개미는 결국 막대한 손실을 입거나 투자금을 날리게 된다.

유료방 이용 경험자는 "처음 몇 달은 수익을 좀 냈지만 결국에는 큰 손실을 봤다"며 "이용약관대로 환불해 달라고 요구하니 텔레그램방에서 그냥 쫓아내더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온라인상에서는 '스캠코인', '선동당하다' 같은 용어가 떠돌고 있다. '스캠코인'은 호재가 있을 것처럼 지라시를 살포해 가격을 상승시키는 사기다. 거짓 지라시에 '선동당하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유료방'이나 '무료방'에 대한 홍보를 금지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가상화폐 시장에 신뢰할 수 없는 각종 지라시들이 유포되고 있다"며 "어느날 갑자기 잡코인 가격이 수백% 상승하는데 이는 자연스러운 모습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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