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혼자 여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걱정과 우려의 시선들도 적잖다. 필자가 독일로 배낭여행을 간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서도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부럽다' '대단하다' 등 응원을 하면서도 '혼자는 좀 그렇지 않나'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의 말들이 뒤따랐다.
이에 마음과 달리 혼자 여행을 떠나는 것을 망설이고 있거나, 모험심이 강한 사람이나 하는 도전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혼자 떠나는 여행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한다.
더불어 경험을 바탕으로 혼자 떠나는 여행이 매력적인 이유 몇 가지를 손꼽아 봤다
첫째, 여행의 준비 과정부터 다르다.
루트, 교통편, 숙소 등 평소보다 더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지만 누군가와의 타협이나 양보가 필요 없는 자유로운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추가로 넣어 보기도 하고, 머물고 싶은 곳이 있으면 시간을 더 늘릴 수도 있다. 즉, 입맛대로 여행계획을 짤 수 있다. 이것이 어쩌면 혼자 여행의 가장 큰 설렘이다.
둘째, 여행 중 오롯이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함께 여행을 떠나면 아무리 편한 관계일지라도 신경 쓸 수밖에 없다. 때로는 피곤함을 무릅쓰고 동행과 함께 짜인 일정을 계속 소화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혼자 하는 여행이라면 발걸음 닿는 대로 방문하고, 구경하고 싶은 만큼 즐기면 된다. 힘든 날은 눈치 볼 것 없이 숙소에서 여유 있게 쉬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셋째, 실수에 대해 관대해진다.
여행하다 보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길을 잃어버릴 수도 있고, 티켓을 잘못 예매하는 실수도 있을 수 있다. 늦잠을 자는 바람에 오전 스케줄이 꼬이는 경우, 서두르는 바람에 숙소에 물건을 놓고 나오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것들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누군가 옆에 있었다면 상대에게 짜증을 냈을 일들이 혼자라서, 누구의 탓으로도 돌릴 수 없기에 그 상황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풍경, 사람, 언어 모든 것이 낯선 곳에서 떨리지만 혼자이기에 스스로 해내야 한다는 동기부여로 이어진다. 몇 개의 단어와 손짓으로 음식을 주문하고, 물건을 사고, 길을 묻거나 사진을 찍어달라는 요청을 하다 보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다섯째, 작은 호의에도 큰 감사를 느낀다.
여행 중 새로운 사람들과 특별한 관계나 친구가 되지 않더라도 필요에 따라 작은 도움을 주고받는 일이 다반사다. 여럿이 방을 쓰는 경우 서로를 배려하는 행동들, 비행기나 기차에서 무거운 가방을 올리고 내리는 데 도움을 주는 옆 사람의 호의, 길을 물어보며 나누는 눈인사 등 사사로운 일들에 고마움을 느끼는 일이 종종 있다.
물론 여행에도 각자의 취향이 있기에 사람에 따라 혼자 하는 여행이 좋을 수도 싫을 수도 있다. 게다가 여행을 갔다 온다고 해서 당장 삶의 큰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위와 같은 이유로 살면서 한 번쯤은 홀로 떠나보길 권한다.
일본의 저명한 치과의사이자 심리상담가인 이노우에 히로유키는 "익숙한 삶에서 벗어나 현지인들과 만나는 여행은 생각의 근육을 단련하는 비법이다." 라고 했으며, 작가 한비야는 "여행은 다른 사람, 다른 문화를 만나고 결국엔 자기 자신을 만나는 것이다" 라고 말하기도 했다.
혼자라는 이유로 무작정 미루지 말자. 준비부터 돌아오기까지 그 과정에서 즐거운 순간만큼 외롭기도, 고되기도, 당황스러울 때도 있지만 온전히 자신을 돌아볼 수 있고, 새로운 환경에서 얻는 자극은 일종의 터닝포인트가 되어 내면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기가 분명하다. 그리고 언젠가 그조차도 그리움이 되어 추억하게 될 것이다.
/글=서세라 작가 #버터플라이 #청년기자단 #김정인의청년들 #지켄트북스 #청년작가그룹 #지켄트 #세이투어넷 #여행을말하다 #여행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