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현회 ㈜LG 부회장이 뇌물 혐의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미르·K스포츠 재단출연은 청와대의 관심사항으로 느껴져, 거절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11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107회 공판에서 하 부회장은 재단 출연금과 관련해 "청와대의 관심사항이라 무겁게 받아들였다"고 진술했다. 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직접 재단 출연금에 대해 챙겼기 때문에 거절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 부회장은 대표이사 자격으로 본인이 직접 재단 출연을 결정했으며,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출연 과정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하 부회장은 "재단 출연문제는 제가 판단할 문제라 굳이 윗분으로부터 확인할 필요를 못 느꼈다"고 진술했다.
하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독대할 당시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 납부를 논의했다는 말을 안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으로부터 전해듣고, LG그룹의 출연금을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구 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청와대 안가에서 2014년 9월 17일, 2015년 7월 25일, 2016년 2월 16일 세 차례에 걸쳐 비공개 단독면담을 가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16일 재판 거부 선언을 한 뒤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출석 대신 서류를 제출했다.
증인으로 법정에 부르기로 돼있던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총수들의 검찰 진술조서와 피의자 신문조서를 증거로 사용하는 데 동의하겠다는 내용의 서류다.
한편 이날 증인출석 예정이던 구본무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모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