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이 한 달도 채 안 남은 만큼 북한의 참가를 둘러싸고 남북 간 협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위한 남북 실무회담(이하 평창 실무회담)이 다음주 중에는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스위스 로잔에서 오는 20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남북 간 회의(이하 로잔 회의)가 열리는데, 그 이전에 남북 실무회담이 열려야 하기 때문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11일 기자들과 만나 “실무회담을 통한 남북협의를 토대로 20일 IOC와 남북 간 협의를 해서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세부사항이) 최종적으로 결정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무협의 일정, 의제 등 우리 정부의 구체적인 복안은 북한이 대표단의 규모를 결정한 뒤 꾸려질 예정이다.
북한 대표단 규모와 관련해서는 아직 남북 간에 구체적으로 협의된 내용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이 가장 많은 대표단을 보냈던 건 2002년 아시안게임으로, 당시 650명이 한국을 찾았다.
이 당국자는 "이번에는 북한 선수단 자체는 두 자릿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남북 고위급회담을 통해 북측이 고위급 대표단과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 선수단은 물론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 등을 파견하기로 약속한 만큼 ‘역대급 규모’가 평창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회담 이후 우려도 끊이지 않고 있다.
당장 고위급회담을 통해 우리 정부가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에 대한 '필요한 편의를 지원'하기로 한 부분과 국제적 대북 제재가 충돌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논란에 우리 정부는 남북당국회담과 북한 대표단 지원과정 등에서 제재위반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엔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의해 나간다는 기본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북한의 고위급 대표단과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등 여러 방문단이 오는 것으로 합의됐는데 먼저 규모가 확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후) 남북 관례와 국제관례 등을 검토해 결정될 것"이라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북한 방문단 등의 체류비 집행과 관련해서는 "(북이 참가하는) 평창올림픽에 대해서는 IOC가 부담하는 부분이 있고, 주최국의 올림픽위원회에서 부담하는 부분도 있다"며 "기타 나머지 비용들을 어떻게 분담할지에 대해서는 향후 관계부처 협의라든지 남북협의 등을 통해 구체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우리 정부는 북한이 꾸리는 대표단의 규모에 따라 국제사회와 보폭을 맞춰나가는 실리적 전략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남북 고위급회담 후속 조치 협의에 가속이 붙은 데에는 IOC가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문제를 로잔 회의에서 남북한과 함께 논의하겠다고 한 것이 큰 작용을 했다는 평이 나온다.
로잔 회의에는 평창조직위와 대한체육회, 북한올림픽위원회 대표와 고위급 정부 대표, 양측의 IOC 위원들이 참석한다. 평창올림픽 참가 신청 기간이 지난 만큼 회의에서는 북한 선수단 규모와 명칭, 국기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