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하고 치니, 억 하고 죽었다'… 서울시, 남영동 대공분실 터 인권현장으로

2018-01-1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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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종철 열사 31주기 '경찰청 인권센터' 외부에 바닥동판 설치

인권현장 바닥동판 설치 모습.[사진=서울시 제공]


영화 '1987' 속 남영동 대공분실 터가 인권현장으로 거듭났다. 서울시는 고 박종철 열사의 31주기에 맞춰 남영동 대공분실(지하철 1호선 남영역 인근) 터에 인권현장 바닥동판 설치를 마쳤다고 11일 밝혔다.

현재 '경찰청 인권센터' 건물 외부 출입구 근처에 국가 폭력의 저항을 상징하는 역삼각형 형태(가로‧세로 35㎝)로 뒀다. 남영동 대공분실은 고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등 군사독재시절 수 많은 민주화 인사들이 끌려와 강도 높은 고문을 당했다.
특히 1987년 1월 14일 이곳에서 조사받던 서울대 언어학과 2학년 박종철군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당시 경찰은 '탁 하고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황당한 변명으로 고문사실을 은폐했지만 결국 물고문과 전기고문을 당하다가 숨졌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와 함께 △민주화운동 당시 단일사건 최대인 1288명의 학생이 구속당한 '10·28 건대항쟁 자리' △민주인사 등에게 고문수사를 했던 국군보안사 서빙고분실 '빙고호텔 터' △일제강점기 여성인권을 탄압한 기생조합인 '한성권번 터'에도 바닥동판을 갖췄다.

서울시는 이외 미니스커트‧장발 단속 등 국가 통제와 청년들의 자유가 충돌했던 '명동파출소'를 비롯해 부실공사와 안전관리 소홀로 49명의 사상자를 낸 '성수대교' 등 5곳에도 추가했다. 이로써 서울시내 인권현장 바닥동판은 모두 45개로 확대됐다.

시는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났던 1894~2000년 인권사의 역사적 현장 가운데 시민‧전문가 추천, 전문가 자문회의 등을 거쳐 최종 62곳의 선정을 완료했다. 앞서 남산 옛 안기부 자리에도 관련된 안내 표지판(9개소)을 뒀다.

전효관 서울혁신기획관은 "인권현장을 시민들이 쉽고 편리하게 탐방할 수 있도록 도보 탐방프로그램이 마련되고 있다"며 "아프지만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어두운 역사에 대해서도 알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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