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
LG전자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 60조원 시대를 열었다. 영업이익도 역대 두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조성진 부회장이 지난 2016년 단독 사령탑에 오른 뒤 LG전자 전 사업에 1등 DNA를 불어넣는 데 주력한 결과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간 잠정 매출이 61조4024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0.9% 늘었다고 8일 밝혔다.
LG전자가 연간 매출 60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LG전자는 2014년 역대 최고인 59조408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5년 56조5090억원, 지난해 55조3670억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러나 TV, 세탁기, 냉장고 등 핵심 가전제품의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확대 등에 힘입어 창사 이래 첫 '연매출 60조원' 시대를 맞게 된 것이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2조4685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84.5% 증가했다. 사상 최대였던 2009년의 2조6807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또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6조9697억원, 영업이익 366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4.8%, 전분기 대비 11.5% 각각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16년 352억원 적자에서 흑자전환했으나 시장 기대치보다 다소 밑돌았다. 금융투자업계는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45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는 연말 마케팅 비용 증가와 계절 가전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시그니처’ 가전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제품 판매 호조로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사업본부별로는 TV사업을 관장하는 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와 생활가전을 총괄하는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 사업본부가 실적을 견인했다.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의 경우 11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으나 적자폭을 줄이는 모양새다. 지난해 4분기 MC사업본부의 적자는 2000억원대 규모로 전분기 대비 4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 올해 매출 67조 전망...휴대폰 수익화 '과제'
LG전자가 올해 2년 연속 매출 60조원 고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MC사업본부가 어느 정도 적자폭을 줄이느냐에 달려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다만 LG전자의 휴대폰 사업은 최악의 상황은 지난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 LG전자는 올해 임원인사를 통해 MC사업본부의 수장을 황정환 부사장으로 교체하면서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한편 차세대 스마트폰 ‘G7' 출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까지 G7 출시 시기는 미정이지만, 업계는 오는 3~4월께로 보고 있다.
VC사업본부가 매출 확대에 이어 수익성 개선을 이룰지도 관심사다. LG전자가 배터리 팩과 모터 등 주요 부품의 공급업체로 참여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순수전기차(EV)인 볼트EV가 지난해 출시돼 3만대 가량 판매되며 LG전자 VC사업본부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
올해 한국GM이 볼트EV를 전년대비 10배 늘어난 5000대가량 판매한다고 밝히는 등 향후 공급 확대가 예상돼 LG전자 VC사업본부는 올해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처럼 OLED TV와 LG 시그니처와 같은 고수익 가전들의 매출 상승이 뒷받침 된다면 LG전자는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또다시 갈아치우며 2년 연속 연간 매출 60조원 고지를 달성하게 된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프리미엄 가전의 힘으로 TV와 가전이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구조조정에 따른 스마트폰 사업의 적자 축소와 하반기 자동차부품 사업의 흑자전환도 기대된다”며 “올해 매출 67조6000억원, 영업이익 2조6500억원으로 높은 수익성이 유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