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의 LTE 에그전환 프로모션 광고창.
KT의 와이브로 에그를 사용하는 김모씨는 최근 와이브로를 쓰면서 기분 나쁜 경험을 하고 있다. 2년동안 문제없이 와이브로를 사용해 왔지만, 몇 달 전부터 LTE 에그로 교체하라는 팝업창이 매일 떠 인터넷 사용에 불편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 광고를 보지 않으면 인터넷 접속조차 자동으로 되지 않아, 매달 이용료를 지불하는 김씨의 입장에서는 부당한 취급을 당하는 기분이다.
KT가 롱텀에볼루션(LTE) 시대 들어 계륵이 되버린 와이브로를 정리하기 위해 자사 가입자를 LTE 라우터로 전환시키는 데 무리수를 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KT의 LTE 전환 프로모션이 과도하다는 소비자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구형 와이브로를 사용하는 고객들이 고품질의 LTE 라우터로 부담 없이 전환할 수 있도록 요금할인 및 위약금 유예 등을 제공하는 고객혜택 특별 행사다.
그러나 와이브로에 만족하며 이용해온 소비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와이브로 에그를 접속할때마다 팝업창이 떠서 LTE 라우터로 전환하라는 광고를 무조건 봐야하기 때문이다.
광고를 보지 않으면 인터넷 접속도 되지 않으며, 향후 광고를 다시 보지 않게 하는 선택창도 없다. 매월 요금을 내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신형 단말기로 구입을 강요 당하는 기분이 들어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소비자 김모씨는 “어느 순간부터 팝업창이 떠 무조건 광고를 보게 하는데 ‘다시 안보기’를 할 수도 없다”면서 “내 돈 내고 내가 원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왜 불편을 겪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이같은 사례를 겪은 다른 고객들의 비난의 글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KT는 LTE 전환 프로모션을 통해 기존 와이브로 가입자가 사용하는 동일한 수준의 요금혜택을 준다고 유인 하지만, 통신사 결합을 통해 추가 할인을 받아온 와이브로 가입자와 비교하면 실제 요금은 5000원 이상 비싸 부풀려진 광고라는 지적이다. 프로모션을 통한 요금할인 혜택도 2년이 지나면 없어지고 기존 위약금도 유예처리 된 것이기 때문에 와이브로 약정이 끝난 소비자 입장에서는 혜택이 아닌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논란이 불거져도 KT가 꼼수를 강행하는 것은 가입자가 30만명대로 떨어진 와이브로를 조기에 정리하고 주파수 재배치를 통해 LTE 주파수를 얻으려는 계산으로 보인다. 와이브로용으로 활용되고 있는 2.3GHz 주파수 57MHz 대역의 경우 올 3월 사용기간이 만료되는데, 30㎒ 대역폭을 쓰는 KT의 입장에서는 가급적 가입자 수를 떨어뜨리는 것이 주파수 경매에서 이의 회수 및 재할당을 받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KT는 와이브로망의 조기 재배치를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해왔고, 이에 대한 설득력을 얻기 위해 가입자 페이드 아웃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다”면서 “설사 LTE로 조기 전환이 안되더라도 가입자가 많이 남아있으면 LTE 전환시 보상문제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