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전업주부 김주영씨(43)는 최근 한숨이 늘었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주로 간식으로 챙겨줬던 김밥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남편의 외벌이만으로 살림을 꾸려나가야 하는 형편에 한두 푼이 아쉬웠던 김씨의 허탈감은 배가됐다.
외식 물가가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상에서 서민들이 즐겨찾는 음식을 중심으로 인상 폭이 큰 것으로 드러나 서민 가계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술값도 올랐다. 비교적 저렴한 주류인 소주는 5.2%, 맥주는 2.5% 상승해 이 또한 쉽게 즐기기 어렵게 됐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물가는 1년 전보다 2.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9%)보다 0.5%포인트 높다.
외식물가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높은 현상은 5년째 이어지고 있다. 외식물가는 2013년 1.5%, 2014년 1.4% 오른 뒤 2015년 2.3%, 2016년 2.5% 등 2%대의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3년 1.3%, 2014년 1.3%, 2015년 0.7%, 2016년 1.0% 등으로 1% 대에 머물러 대조적이다.
문제는 서민이 주로 찾는 음식의 물가 상승률이 높아 체감 상승률이 크다는 점이다. 김밥의 경우 지난 한 해에만 7.8%가 올랐다.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인한 원재료 가격 상승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서민의 술'로 불리는 소주도 5.2% 상승했다. 일반 식당에서 병당 가격이 3000원 정도였지만 이제는 4000원으로 올린 곳이 많아졌다. 소주와 함께 섞어 마시는 맥주도 2.5% 올랐다.
이 밖에 갈비탕(4.5%), 라면(4.2%), 짬뽕(4.0%), 볶음밥(3.6%), 설렁탕(3.3%), 짜장면(3.2%), 구내식당식사비(2.8%) 등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2배 이상 뛴 품목이었다.
통계청이 분석하는 전체 39개 외식품목 중 전체 소비자물가보다 낮은 상승률을 보인 품목은 스테이크(1.9%), 돈가스(1.8%), 비빔밥(1.7%), 생선 초밥(1.4%), 치킨(0.9%) 등 16개에 불과했다.
외식물가 상승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올해부터 최저임금이 시간당 7530원으로 지난해보다 16.4% 인상됨에 따라 물가 상승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김밥 등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지난해 달걀값이 많이 오르는 등 원재료 가격 인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소주 가격도 지난해 초부터 병당 30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린 곳이 늘어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