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33년 오너 경영 마감···남승우 전 대표 ‘아름다운 은퇴’

남승우 풀무원 전 총괄CEO[사진=풀무원 제공]

풀무원이 창사 이래 33년 간 이어온 오너경영을 마감하고 새해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로 출범한다.

1일 풀무원은 남승우 전(前) 총괄CEO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이효율 대표를 후임 총괄CEO에 선임했다고 밝혔다.

남 전 총괄CEO는 1984년 설립한 풀무원을 직원 10여 명에서 1만여 명으로, 연 매출 2조원이 넘는 먹거리·생활기업으로 성장시킨 오너 경영인이다. 33년 간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그는 지난해 3월 주주총회 등 3년 전부터 만 65세가 되는 2017년을 끝으로 자식이 아닌 전문경영인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겠다고 공표했다. 이 계획에 따라 이효율 풀무원식품 대표가 지난해 2월 풀무원의 각자대표로 선임됐고 경영권 승계 과정에 따라 업무 인수인계를 받아왔다.

경영권을 내려놓은 남 전 총괄CEO는 풀무원 이사회 의장으로 필요한 경우 자문 역할을 한다.

전문경영인 체제는 전문지식과 경영노하우를 가진 경영인이 자율적으로 기업 경영을 하고 성과와 실적에 책임을 지는 선진경영시스템이다. 국내 상장기업 가운데 경영권을 가족이 아닌 전문경영인에게 승계한 사례는 유한양행 등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

이 때문에 남 전 총괄CEO가 스스로 만 65세를 정년으로 정해 예고된 은퇴를 한 것을 두고 일부에서는 ‘아름다운 은퇴’로 평가하고 있다. 그는 평소 “글로벌 기업 CEO들은 대부분 65세에 은퇴한다”며 “비상장기업은 가족경영이 유리하지만 상장기업의 경영권 승계는 전문경영인이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소신을 밝혀왔다.

이효율 신임 총괄CEO는 회사 설립연도인 1983년 사원 1호로 입사해 34년 만에 최고경영자까지 오른 풀무원 성장사의 산 증인이다.

그는 풀무원 입사 후 마케팅 팀장과 사업본부장, 영업본부장, 풀무원식품 마케팅본부장, 풀무원식품 COO(최고운영책임자), 푸드머스 대표이사, 풀무원식품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풀무원 초창기인 1980년대 중후반 포장 두부와 콩나물을 전국 백화점과 슈퍼마켓에 입점시켜 회사가 식품대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한 성장 주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풀무원은 1981년 서울 압구정동에서 한국 최초의 유기농산물 판매점인 ‘풀무원 무공해 농산물 직판장’으로 시작해 1984년 법인을 설립한지 33년만인 지난해 매출 2조2000억 원을 달성했다. 국내 중심으로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세계 4대 두부 시장서 식품사업을 벌이고 있다. 동남아와 유럽까지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풀무원 계열사는 20여개로, 주요 회사에는 풀무원식품(대표 박남주), 푸드머스(대표 유상석), 이씨엠디(대표 권혁희), 풀무원건강생활(대표 여익현), 풀무원다논(대표 정희련)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