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요]홍준표,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좌파 나쁘다는 말 한 적 한번도 없어"

2017-12-28 09:28
  • 글자크기 설정

"기호1번 문재인은 종북좌파" "유승민은 강남좌파"라고 말했던 그 분인데..."나쁘다"는 말을 안썼다네요

 


“나는 좌파를 나쁘다고 이야기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우파만이 살 길이라고 해본 적도 없다. 국가의 이익, 국민의 이익이 된다면 좌파 정책도 받아들일 수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7일 한겨레 기자가 “보수정권이 10년도 못 채우고 바뀌었다.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는지”를 묻자 답한 내용이다. 홍대표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친박이 궤멸한 것은 뚜렷한 정책목표도 없이 오로지 이익집단으로 정당을 운영했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든 좌우의 양 날개가 건강해야 나라가 발전한다”면서 보수의 책임의식과 좌우의 균형을 강조했다.
‘모두 까기’ 홍준표

홍준표 대표가 ‘단 한 번도’ 좌파를 나쁘다고 말한 적이 없다는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홍대표가 대척점에 있는 상대편을 ‘좌파’ 혹은 ‘종북 좌파’라 명명해 공세를 펼쳤던 것을 종종 목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선후보로 활동했을 때도 "기호 1번은 종북 좌파다"면서 “유승민은 강남좌파”라 부르기도 했다. 당시 문재인 후보가 홍준표 후보에게 “(본인이) 뼛속까지 서민이라고 하시면서 같은 서민인 왜 제가 주적이냐”고 묻자 홍 후보는 “(문재인후보가)종북좌파이기 때문”이라 답했다.

홍 대표는 보수 재건의 아이콘인 동시에 비방과 막말의 아이콘이다. 검찰증거 조작설, 과거 김대중 비자금 설을 비롯해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재직 시절 그를 두고 “민주당 1등 하는 후보는 자기 대장이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 말해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 일각에서 ‘아니면 말고’식의 비방에 대한 사과를 통해 보수당수로서 책임 있는 사회발언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남지사 퇴임 후부터 오늘날 당 대표에 이르기까지 홍대표는 일관적인 ‘모두까기’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경남지사 퇴임 직후 욕설 유세를 펼치기도 했다. 홍 대표는 "고향 와서 좌파한테 많이 당했다. 집 앞에서 물러나라고 데모를 하지 않나, 빚도 다 갚아주고 50년 먹고 살 것을 마련해 주고, 다 해놓고 털고 나왔는데, 퇴임하는 날(4월 10일) (경남도청) 앞에서 소금을 뿌리지 않나. 에라이 도둑놈 XX들"이라 말했다. (2017년 4월 29일)

포항지진 이틀 후인 11월 17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좌파가 원전괴담 퍼트려…참 못된 사람의 생각"이라 말해 물의를 빚었다.

“포항 지진이 난 뒤에 원전 괴담이 도는데 참으로 못된 사람들의 생각이다. 좌파들이 그런 괴담을 퍼트리고 있다”(2017년 11월 17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만남에서 고개를 숙인 모습이 포착돼 여야의 집중 포화 대상이 되자 ‘좌파의 책동...선동술’라며 응수했다.

"스틸 사진 한 장으로 한국당의 북핵 외교를 폄하 하려는 좌파들의 책동은 늘 하는 그들의 선전, 선동술이어서 그 잔꾀가 가히 놀랍다“(2017년 12월 17일)

품격을 잃은 막말 행진은 보수정당의 존재근거를 무너뜨릴 뿐만 아니라 정치혐오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정치혐오가 시민들의 정치에 대한 주목도와 참여율 저하를 견인한다는 점이다. 정치인들의 막말 공세 이면에는 30% 이상의 무당파와 낮은 투표율이 자리한다.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기준 한국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34%로, 한국 국민 10명 중 7명은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 조사 대상 41개국 가운데 중하위권인 26위로 터키, 브라질보다 낮다. 전체 유권자의 30% 이상인 무당파와 낮은 투표율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연유로 대표적 보수논객 조선일보 김대중 주필이 자신의 칼럼에서 홍대표의 거친 언행을 문제 삼기도 했다. 그를 후퇴하고 있는 보수 정당의 재건을 책임진 사람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