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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연 작가가 동료들과 촬영장에서 사진을 찍고있다. 사진=김보연 작가 트위터]
한국 스타트렉 덕후들의 가슴을 뛰게 할 소식이 있다. 스타트렉 51년 역사상 첫 한국인 탑승자가 나온 것이다. 그 주인공은 김보연 총괄작가(executive writer)다. 미국 CBS TV를 통해 지난달 12일(현지 시각) 방송된 '스타트렉 : 디스커버리' 9화가 김 작가의 손에서 탄생했다.
이번 ‘디스커버리’ 시즌은 ‘엔터프라이즈’ 시즌 종료 후 12년 만에 제작되는 데다 특히 9화는 올해 마지막 에피소드로 내년 1월 다음 에피소드가 방영되기 전까지 긴장감을 떨어트리지 않도록 강력한 ‘한방’이 필요했다.
미국 펜실베니아의 브린모어대에서 고고학을 전공했던 김 작가는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2년 과정으로 창작 수업을 들은 뒤 귀국해 국립극장에서 번역가로 일했다. 당시 TV 보는 것이 즐거워 수많은 쇼를 찾아보고 관련 글을 읽었다고 한다.
그렇게 그는 작가의 꿈을 품었다. 목표가 정해진 이후 에는 거칠 것이 없었다. UCLA 영화학교로 다시 유학해 석사 학위를 받은 뒤 2014년 약 15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CBS 작가 멘토링 프로그램'에 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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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스타트렉:디스커버리 8화에 출연한 김보연 작가. 사진=넷플렉스 캡쳐]
유명 작가들이 1대1로 가르치는 프로그램이어서 '할리우드 예비 작가'로 낙점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김 작가의 덕후기질과 최고 수준의 교육이 만나 시너지를 냈다.
김 작가는 2015년 미국 드라마 전문 채널 CW에서 제작한 스코트랜드 메리여왕의 유년 시절을 다룬 시대극 ‘레인(Reign)’ 3~4시즌에서 스태프 작가(경력 1년 미만)로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김 작가는 스타트렉과 같은 SF를 쓰고 싶어 했다. 우연일까. 레인에서 김 작가의 상사가 스타트렉 제작에 참여하게 됐고 그도 참여를 제안받으면서 오늘에 이르게 됐다.
할리우드에서 아직 아시안, 그리고 여성이 작가로 일하기는 쉽지 않았다. 통계에 따르면 2016년의 흥행 영화 100편 중 여성 작가의 작품은 12.2%에 불과했다. 인종, 성별, 성적지향의 다양성 문제에 있어 할리우드는 과거와 비교해 크게 달라진 적이 없다.
자신의 꿈을 끈기와 의지, 도전정신을 갖고 결국 성공시킨 덕후 중의 덕후 김 작가의 이름이 그 어느 때보다 눈에 띄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