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대만 총통 위기? 지지율 급락에 '크리스마스' 굴욕까지

2017-12-2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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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언론 설문조사 지지율 32%, 19개월래 최저

중국 압박에 경기 악화, 노동법 개정 부작용에 불만 커

반려고양이 성탄인사에 "고양이도 초과근무로 피곤" 불만 댓글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크리스마스 인사로 논란의 대상으로 떠오른 차이 총통의 반려 고양이 차이샹샹. [사진= 바이두/페이스북]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에 대한 불만이 커지면서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대만매체가 실시해 25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차이잉원 총통의 지지율이 해당기관 통계 기준 19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인민일보 해외판인 해외망(海外網)이 이날 보도했다.
대만 중시전자보(中時電子報)는 "차이잉원 총통을 신뢰합니까"라는 질문에 32%의 응답자만 '신뢰한다'고 답했고 절반이 넘는 50.7%의 응답자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11월의 33.9%와 47.7%와 비교해도 악화된 수치다. 지난해 5월 총통 당선 당시 지지율이 55.9%에 육박했던 것과 비교하면 한층 초라한 성적이다. 

신문은 올해 9월 린취안(林全) 대만 행정원장이 노동법 개정과 정전사태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등 내각 개혁에 나서면서 지지율도 살아나는 듯 했으나 누적된 불만이 커 다시 하락세를 탔다고 분석했다.

대만 독립성향의 민진당이 이끄는 차이 정부는 중국이 양안(兩岸)관계의 근간으로 여기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불수용 입장을 유지하면서 중국발 경제·외교·무역·군사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다 올 1월 단행한 노동법 개정의 부작용도 커지면서 지지율이 급격한 내리막길을 탔다.

해외망은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차이 정부를 둘러싸고 세 가지의 '경고음'이 일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지지도가 19개월래 최저치를 보였다는 것이 첫 번째 경고음이라고 밝혔다. 또, 차이 총통의 지지층이었던 청년과 고학력자마저 돌아섰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수 년간 큰 지지를 받았던 민진당에 대한 반감이 친(親)중국 성향의 국민당보다도 커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차이 정부에 대한 대만 사회의 강한 불만을 엿볼 수 있는 해프닝도 있었다. 차이 총통이 24일 밤(현지시간) 페이스북에 크리스마스 복장을 한 반려 고양이 차이샹샹(蔡想想)의 사진과 "모두들, 메리크리스마스"라는 인사를 전했고 여기에 차이 정부에 대한 불만을 담은 댓글이 쏟아진 것.

네티즌들은 "크리스마스를 공휴일로 지정해라", "고양이도 초과근무를 했는지 피곤해보인다"는 등의 댓글로 노동법 개정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현재 대만에서 크리스마스는 법정 공휴일이 아니다. 차이 정부는 올해 1월 주5일 근무제로 주말 휴무를 보장하되 법정 공휴일 7일을 줄이는 내용의 노동법 개정에 나섰다. 하지만 인건비가 오르면서 물가가 뛰고 비정규직이 양산되는 등 부작용이 커 불만이 커지고 있다.

대만 사회의 불만은 이달 초 선정된 '올해의 한자'에서도 엿볼 수 있다. 대만인 9만1000명이 참여한 투표로 선정된 올해의 한자는 '아득할 망(茫)'으로 막막한 대만의 현실을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대만의 올해의 한자는 '괴로울 고(苦)'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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