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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국내 11개 신탁사의 부채총액은 1조3528억원 수준으로 1년 전 같은 때 7252억원보다 86.6%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4313억원 규모였던 것과 비교하면 2년 새 무려 3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이는 부동산 시장 호황과 맞물려 부동산신탁사들이 주택사업을 크게 확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신탁사들이 다수의 주택사업을 수주하면서 사업 초기에 필요한 자금을 금융사 차입으로 충당한 것이다.
업체별로 보면 하나자신신탁이 작년 255억원에서 올해 1186억원으로 4배 가깝게 증가했다. 이어 대한토지신탁(479억원→1919억원), 무궁화신탁(78억원→258억원) 등도 큰 폭으로 늘었다. 한국자산신탁(70.3%), 코리아신탁(66.2%) 코람코자산신탁(65.6%), 아시아신탁(53.8%), 한국토지신탁(53.4%), 국제자산신탁(52.6%), 생보부동산신탁(36.6%), KB부동산신탁(32.4%) 등도 부채가 증가했다.
문제는 내년 부동산 경기가 어두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짧은 기간 급증한 부채가 부실화될 우려가 커졌다는 점이다. 주택사업 특성상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사업 중간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빚이 부메랑으로 돌아와 신탁사들이 재무적 위기에 빠질 공산이 크다.
또한 한국은행이 지난달말 기준금리를 인상한데 이어 내년에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이자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정부가 지속적으로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향후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계속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신탁사들이 사업 확장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효섭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규제 강화,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 택지 공급 감소 등으로 주택개발사업이 감소하면서 부동산신탁사들의 신규 수주가 축소될 전망"이라며 "사업장을 관리하는 한편 주택시장 침체로 인한 수주 감소 가능성에 대비해 완충력과 유동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