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최순실씨(61)에게 징역 25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최씨에게 징역 25년과 벌금 1185억원, 추징금 77억여원을 요구했다.
최씨와 함께 기소된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에게는 징역 6년과 벌금 1억원,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겐 징역 4년과 추징금 70억원을 구형했다.
박영수 특검팀도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은밀하고 부도덕한 유착과 이를 십분 활용한 대통령 비선 실세의 탐욕과 악행이 이 사건의 실체"라며 "최씨는 재판 내내 범행을 부인하며 근거 없이 검찰과 특검을 비난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반성하는 모습을 보고싶어한 국민 가슴에 다시 한 번 큰 상처를 줬다"고 질타했다.
이날 결심공판은 오전 내내 진통을 거듭했다. 당초 오전 중 검찰의 구형이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추가증거 채택 과정에서 2시간 동안 공방이 이어졌다. 이어 최씨가 휴정을 요청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재판은 오후 2시까지 미뤄졌다.
검찰은 최씨에게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으로부터 딸 정유라씨의 승마 지원비 213억원을 받기로 하고 실제로 77억9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또 안 전 수석,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50여개 대기업이 774억원을 억지로 출연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최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안 전 수석에게는 '의료농단' 의혹으로 기소된 김영재 성형외과 원장 부부 측에서 무료 미용시술 등 뇌물을 받은 혐의가 추가됐다.
또 신 회장은 애초 재단 출연 강요 사건의 피해자로 조사받았지만, 롯데가 K스포츠재단에 추가로 지원한 70억원을 검찰이 뇌물로 판단하면서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최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가법상 뇌물 등 무려 18개에 이른다. 이 중 박 전 대통령과는 총 13가지 공소사실에서 공범으로 기소됐다. 이날 최씨에게 중형이 구형되면서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곧 박 전 대통령 재판 결과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최씨에 대한 1심 선고 시점은 내년 1월 초중순께로 전망된다. 재판부는 이번 선고가 국민적 관심이 쏠린 사항인 만큼 TV나 인터넷을 통해 재판 과정을 생중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8월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을 개정하면서 공공의 이익이 크다고 판단되는 1·2심 재판의 선고를 재판부 재량으로 생중계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