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FinTech)와 테크핀(TechFin). 한국은 아직 구분이 없다. 금융을 다루는 모든 기술 관련 회사를 핀테크로 칭한다. 하지만 둘은 태생 자체가 다르다."
P2P금융회사 렌딧을 이끄는 김성준 대표는 13일 열린 '2018 핀테크를 내다보다. 테크핀의 부상'이라는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이처럼 말하며 "핀테크와 테크핀은 방향성이 다르다. 2018년은 테크핀의 해가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케이뱅크·위비뱅크·테라펀딩과 카카오뱅크·토스·렌딧은 서로 극명한 차이점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가 금융에 기반한 '핀테크'라면 카카오뱅크는 기술에 기반한 '테크핀'이라는 것이다.
테크핀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성은 '비대면'으로 "테크핀인 렌딧은 전(全)대출 과정이 온라인상에서 한 번에 이뤄진다." 렌딧은 P2P업권에서 유일하게 개인신용대출만 취급한다. 창업 초 '개인신용대출 전문'을 전면에 내세운 P2P회사들이 모두 부동산 대출로 눈을 돌린 것과는 정반대 행보다.
렌딧이 개인신용대출을 고집하는 이유는 물건 심사 등 오프라인 업무가 필요한 부동산 대출과 달리, 개인신용대출은 100% 디지털온리가 가능해서다. "그간 기존 금융권이 못한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평가모델, 온라인을 통한 대출자·투자자 확보 등 노하우를 쌓으며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놀라운 점은 테크핀에 기반하기 때문에 연체율이 꾸준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중순부터 부동산 P2P업체들의 연체율이 급등한 반면, 빅데이터 분석 능력을 갖춘 개인신용대출 업체들은 정교화한 신용평가 모델 덕분에 꾸준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핀테크 회사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비관론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다수 핀테크 회사들이 "한국은 너무 작아서 큰 회사가 나올 수 없을 뿐더러 해외 진출도 할 수 없다"는 부정적 생각에 사로잡혔다는 지적이다. 한킴 알토스벤처스 대표는 "해외 진출을 안 해도 굉장히 큰 회사가 될 수 있다"며 "해외에 나가서도 충분히 잘하는 회사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