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중국 방문 경제사절단에 김대일 펄어비스 의장과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참석했다. 현직 대통령 경제사절단에 게임 대표들이 동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의장의 대표작인 PC 온라인 게임 '검은 사막'은 2014년 12월 한국 출시 이후 전 세계 100여개 국가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4000억원이 넘는 누적판매액과 80%가 넘는 해외 매출 비중으로 글로벌 흥행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김 의장의 이번 방문으로 검은 사막의 중국 진출에 물꼬를 틔울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장현국 대표 역시 경제사절단에 일찌감치 참가를 신청, 문 대통령의 방중 일정을 함께 소화할 예정이다. 장 대표는 한·중 비즈니스 포럼을 비롯해 중국 현지에서 다양한 파트너사와 미팅을 가진다. 무엇보다 중국 내 불법적으로 운영되는 서버들을 양성화하는 데 앞장섰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국산 게임의 IP(지식재산권) 보호에 한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최근 중국 업체 두 곳과 '비수권 서버 양성화'를 위한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 자사의 인기 온라인 PC 게임 '미르의 전설 2' 중국 불법 서버를 양성화해 500억원 규모의 신규 로열티로 연결시키겠다는 구상에서다. 그는 앞서 미르의 전설 IP를 전담 관리하는 자회사 '전기아이피'를 한국에 세우고 지식재산권 행사에 적극적으로 나선 바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주요 게임 업체 수장들의 중국 방문에 그간 꽉 막힌 수출길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결정 이후 중국 내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분위기가 강하게 형성됐기 때문이다. 그 여파로 국내 게임업체들은 중국 내 현지 게임 서비스 허가권인 '판호(版號)' 획득에 고충을 겪었다.
실제 올해 들어서는 1월과 2월에만 6개의 게임이 심사 비준을 받았을 뿐 3월 이후에는 단 하나의 게임도 판호를 발급 받지 못했다.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레볼루션)'은 물론,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레드나이츠', '리니지M' 등 주요 흥행작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여건이 넉넉지 않은 중소 개발사들은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릴 엄두도 내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대통령 방중을 계기로 중국 스네일게임즈와 계약을 맺은 펄어비스의 검은 사막은 물론, 국내 주요 흥행 게임들의 중국 내 서비스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판호 발급이 원활해지면 약 25조원의 중국 게임 시장에 진출하는 국내 게임사들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