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종합] 모두가 주인공인 '1987', 가슴 뜨거운 그날의 풍경을 담다

2017-12-1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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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의 주역들[<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모두가 주인공이었던 그 해, ‘1987’의 풍경이 스크린에 고스란히 담겼다.

영화 ‘1987’(감독 장준환·제작 우정필름·배급 CJ엔터테인먼트)은 1987년 1월, 스물두 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 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오늘(13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1987’의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장준환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은 간담회 내내 실화를 다루는 무게감과 자세, 진중함을 여실히 드러냈다.

특히 ‘지구를 지켜라’,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에 이어 ‘1987’을 선보인 장준환 감독은 간담회 시작과 동시에 눈물을 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장 감독은 “배우들과 같이 봤는데 옆에서 훌쩍이니까 눈물을 참을 수 없더라. 자뻑 같아 보이는데…”라면서도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창피하다”, “부끄럽다”며 멋쩍어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장 감독은 “이야기 구조를 박종철 열사로 시작해 이한열 열사, 6월 항쟁으로 마무리 짓고 싶었다”며, “재작년 이맘때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이상한 감정이 올라왔다. 나이를 먹으며 제 안에 있던 것들이 변화가 생긴 것 같다. 아이가 생기고 키우다 보니 ‘어떻게 해야 지구가 더 평화로울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저는 치열하게 운동을 했던 사람이 아니었다. 내적 고민과 본질을 고민한다는 변명 아래 부채감이 있던 게 사실이었다. 이 이야기는 만들어야 되겠다고 생각했고 작가님과 오랜 기간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 감독은 “이 영화는 나만의 것이 아니라”고 누차 강조했다. 그는 “신기할 정도로 일이 잘 진행돼 누군가 보살펴준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흐린 날씨가 필요하면 기가 막히게 날씨가 흐렸고 비가 필요하면 비가 왔다. 미신은 믿지 않지만 이 영화는 모두의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라”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작품의 스토리와 이야기 구조 등이 전박적으로 묵직해 상업영화로서 우려를 드러내는 이들도 있었다. 이에 장 감독은 “상업영화는 뭔가를 판다는 것이다. 하지만 뭔가를 파는 데도 여러 가지 태도가 있다. 사과나무에 거름만 주고 10년 20년을 기다려 사과 열매를 얻는 마음이었다. 상업영화의 틀을 가질 수밖에 없다면 그렇게 정성이 담긴 작품을 만들어보자. 그러면 팔릴 것이다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우리영화는 모두가 주인공이다. 릴레이식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밝힌 것처럼 공개된 ‘1987’은 모두가 주인공이며 모든 인물을 통해 이야기가 굴러가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장 감독은 “포스터 카피에도 있지만, 모두가 주인공이었던 그 해를 담고 싶었던 것 같다. 1987년을 바라봤을 때, 두려움에 떨고 있지만 그 한마디라도 내뱉어야 했던 사람들을 보면서 저에게도 용기가 되고 힘이 됐던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캐릭터의 열전, 각기 다른 캐릭터가 다 주인공이 되는, 그래서 전 국민이 주인공이 되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배우들 역시 작품에 대한 진중한 태도 및 뜨거운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故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은폐하려 한 대공수사처 박처장을 연기한 김윤석은 “제가 처음 시나리오를 받은 배우였을 거다. 가장 잘 안 맡으려고 했을 것 같은 역할을 가장 먼저 내미셨다”며 “내가 ‘탁치니 억’이라는 대사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사실 박종철 열사는 저의 고교 2년 선배다. 당시 일간지 신문에서 헤드라인으로 본 대사를 내가 말하게 될 줄 몰랐다. 이 역할을 해야 영화가 만들어질 거라고 생각했고 기왕한다면 철저한 고증을 거쳐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故박종철 열사의 부검을 밀어붙인 최검사로 분한 하정우는 “사실을 기반으로 영화적으로 재구성된 이야기지만 굉장히 그럴싸했다. 이야기를 읽어 내려갔을 때 놀라웠다. 어떻게 현실이 이렇게 영화같을 수 있을까. 어떤 시나리오보다 어떤 소설보다도 이 시나리오의 밀도가 높았다. 사실이기 때문에 재미란 말을 감히 하기가 어렵다. 그저 충격이었다. 그래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87학번 새내기 연희 역을 맡은 김태리는 “감독님을 처음 만났을 때, 연희에 대한 질문이 아닌 저에 대한 질문을 하셨다. 지금 광화문 광장이나 시대를 대하는 저의 생각이 궁금하다고 하셨다. 이야기를 하며 정리가 안 된 부분을 정리할 수 있었다. 당시 정국에 비관적이었는데 영화의 마지막신을 찍으며 마음 속 어딘가 숨어있던 희망이 타오르는 듯한 느낌을 느꼈다. 관객들도 희망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故박종철, 이한열 열사 덕에 우리가 이렇게 잘 살고 있다는 말이 아니라 우리가 광장에 모여 뭔가를 이뤄낼 수 있다고 희망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걸 연희라는 인물을 통해 다가가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2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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