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위기 극복을 위한 ‘한·중·미 공동번영을 위한 포럼’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은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시의회, 중국 차하얼(察哈爾)학회, 한국국제문화교류원, 국회의원 연구단체 ‘통일을 넘어 유라시아로’가 공동 주최하고 의정부시, 아주경제신문이 공동 주관했으며 한태의원연맹,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한중친선협회의 후원으로 개최됐다.
포럼에 참석한 각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한반도 평화·안정을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해법과 의견을 교환했다.
선즈화(沈志華) 중국 화둥(華東)사범대 교수는 “중국은 우호적인 이웃을 바란다”며 “중국을 적시하는 북한을 포기하고 우호적인 한반도를 얻는 결과가 중국의 근본적인 이익에 더 적합하다”고 말했다.
선 교수는 “그동안 중국은 한반도 통일문제에 있어 수차례의 정책 변화가 있었다”며 “과거 중국이 주창한 ‘두 개의 조선’ 정책은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한국의 대북정책을 공유하면서 자취를 감췄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북한이 수차례 요구한 해상 연합 군사훈련 및 군사개발 프로젝트 협력도 거절했다”면서 “북한에 대해서는 협상을 통한 평화 해결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선 교수는 “중국과 미국이 전략적인 신뢰를 구축할 경우, 한반도 위기도 쉽게 풀릴 것”이라며 “이는 중·미 양국뿐만 아니라 상호 이익관계에 있는 모든 국가들이 서로 협력해야 실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와 달리 현재 북한이 가장 불신하는 국가는 미국이나 한국이 아닌 바로 중국”이라며 “중국도 북한과의 복잡한 관계에서 벗어나 우호적인 이웃을 두고 동북아 평화를 유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선딩창(沈定昌) 중국 베이징(北京)대 한국학연구센터 주임은 “북핵의 위협을 극복하기 위해선 양국의 전략적 협력이 필요하다”며 “한·중 양국의 우호적 관계는 양국 국민의 이익을 증진시킬 뿐만 아니라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선 주임은 “양국 관계에 있어 갈등은 주로 내부적 요인(민족정서)과 외부적 요인(북핵, 한·미동맹) 두 가지에 있다”고 요약했다.
이어 “한국은 미국의 인식과 동일하게 중국이 북한을 감싸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과거와 달리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적극 지지한다”라고 전했다.
선 주임은 “역사문제(동북공정),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단오절) 등 갈등으로 ‘혐한’, ‘혐중’ 정서가 확산된 시기도 있었지만 이 문제들을 일부러 회피할 필요는 없다”며 “이럴수록 견해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성적으로 논의해 방법과 대책을 공동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궈팡(沈國放) 중국 차하얼(察哈爾)학회 국제자문위원회 위원은 북핵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중국이 제안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활동과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을 동시에 중단하는 쌍중단(雙中斷)을 제안했다.
선 위원은 “현재 한반도 정세는 이미 일촉즉발의 위기에 들어섰고,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적 해법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며 “한반도 핵 위기는 현 국제 정세의 가장 위험한 화약고”라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그는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미국, 한국과 우호적 관계를 형성했다”며 “이에 위기의식을 느낀 북한은 이라크의 교훈을 섭취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이 자신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선 위원은 “중국과 미국, 한국은 서로 다른 이해관계와 견해를 갖고 있기 때문에 각자의 대북 해법도 다르다”며 “3국은 전쟁 없는 북핵 위기의 해결을 위해 서로간의 불신을 없애고 긴밀한 협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봉근 국립외교원 교수는 현재 한반도의 위기상황을 언급하며 “북한에 대한 핵 억지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난달 29일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은 연이은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며 '실질적 전쟁 위협'을 야기했다.
전 교수는 "북한은 검증된 핵무기를 가능한 한 빨리 늘리고 다양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신(新) 평화체제구축 계획은 전쟁 방지, 평화 정착, 비핵화, 남북관계 개선 등으로 이를 통해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한국 정부의 강한 의지와 더불어 주변국과 북한을 유인할 수 있는 고도의 전략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그동안 북핵협상이 줄곧 실패한 이유는 한·미 양국 모두 비핵화를 위한 뚜렷한 방안을 고안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며 “비핵·평화체제 추진의 대원칙으로서 제재와 대화를 병행 추진하는 창의적인 ‘한반도 해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지 바카(George Baca) 동아대 국제학부 교수는 “한국은 미국과 중국의 시각에 얽매이지 말고 독창적인 해법을 모색해 북핵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의 안보위기는 새로운 전환점에 놓여 있다”며 “한국은 중국과 미국과는 별개로 새로운 관점에서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바카 교수는 “장기간 이어진 중국과 미국의 기싸움은 한국에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며 “최근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인해 불거진 한·중 간 갈등이 대표적”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과 미국은 당면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을 막고 장기적으로는 북한 핵을 완전히 폐기시켜야 한다는 데 똑같은 입장"이라며 "그 목표 달성을 위해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목표의 달성을 위해서는 북한에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을 해야 하고, 그 제재와 압박의 목표는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한·미 양국의 인식이 같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