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를 비롯해 각 부처 차관급 인사들로 꾸려진 정부 경제팀은 12일 오전 11시 여의도 LG 트윈타워에서 구본준 ㈜LG 부회장을 비롯해 LG 경영진과 협력사 대표들과 함께 현장소통 간담회를 가졌다.
혁신성장 및 투자 등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 LG측은 김동연 경제팀에 2·3차 협력사로의 상생협력 확산노력이 1차사에 대한 부당한 경영간섭으로 비춰지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는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취임과 동시에 재벌개혁에 초점을 둘 뿐더러 기업들의 문어발 식 경영 확장 등을 규제하는 것에 대해 우회적으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재계에서는 정부가 대기업을 홀대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된 만큼 이번 기회에 정부 경제팀에 대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신영선 공정위 부위원장 역시 대·중소기업의 상생협력 확산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LG측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데 공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정위가 사익편취 우려 등이 없는 계열사 확장에 대해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며, 기술혁신과 중소벤처기업 지원을 위한 M&A는 오히려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는 점 역시 경제팀을 통해 전해졌다.
그러나 공정위가 들여다보고 있는 기업집단의 계열사 확대를 통한 사익편취와 지배력 확대 등 불공정거래에 대한 조사 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분율을 낮추면서 계열사 지배력을 강화하는 총수일가의 문어발 식 경영구조가 한국 경제의 공정거래를 가로막고 있다는 데 정부가 확고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정부 경제팀이 LG를 시작해 대기업들과의 간담회를 이어나갈 예정이어서 대기업과의 소통 속에서 상호 협의가 가능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는 데 희망을 걸고 있기도 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 핵심 축 가운데 공정경제라는 부문이 강조되는 만큼 재벌개혁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대기업 측면에서는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에 동참하는 만큼 채찍을 피할 수 없다면 당근도 함께 받아야 겠다는 심정인 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주 총수 일가 사익 편취 혐의로 효성 등 관련 법인과 조석래 명예회장 및 조현준 회장 등 오너 일가에 대한 검찰 고발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