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해빙에도 녹지 않는 ‘차이나 디스카운트’

2017-12-1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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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탓에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가 해빙 국면이지만, 우리 증시에서 '차이나 디스카운트'는 녹을 기미조차 없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한 12개 중국계 기업 주가는 올해 들어 8일까지 평균 약 31% 하락했다. 12개사 가운데 주가가 오른 곳은 단 하나도 없다. 같은 기간 코스닥이 18% 가까이 뛴 점을 감안하면 낙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종목별로는 씨케이에이치가 약 48% 하락해 가장 많이 떨어졌다. 차이나하오란(-43.36%)과 골든센츄리(-41.54%), 이스트아시아홀딩스(-39.03%), 글로벌에스엠(-37.16%), 리스탈신소재(-33.24%)도 30% 넘게 내렸다.

오가닉티코스메틱(-27.25%)과 로스웰(-26.74%), GRT(-24.45%), 헝셩그룹(-18.34%), 에스앤씨엔진그룹(-18.22%), 차이나그레이트(-9.81%)도 뒷걸음질쳤다.

올해 8월 상장한 컬러레이홀딩스도 공모가보다 12.5% 하락했다.

중국계 상장사를 낮게 평가하는 행태를 이르는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심화된 탓이다. 올해 들어 중국원양자원이 상장폐지를 당하는 바람에 고섬 사태 이후 한동안 잦아들었던 불신이 되레 커졌다.

고섬은 2011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가 1000억원대 분식회계를 저질렀다. 결국 증시에서 퇴출당했고, 투자자에 2000억여원에 달하는 피해를 줬다.

여기에 올해 9월 상장폐지된 중국원양자원 대주주는 주식을 정리한 뒤 스톡옵션까지 챙겨 원성을 샀다.

한 중국계 상장사에서 일했던 관계자는 "중국계 상장기업 오너를 보면 경영 마인드가 우리 기준에 크게 못 미친다"며 "사실상 시작부터 퇴출이 예고됐던 곳도 있었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상장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상장을 추진하는 중국 기업은 올해부터 증치세(부가가치세) 검증을 받아야 한다. 

중국계 상장사도 자구 노력에 나섰다. 올해 새로 상장한 컬러레이는 배당확대를 비롯한 주주친화적인 정책을 내놓고 있다. 불신을 해소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긍정적인 변화도 있다는 얘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미 바닥까지 추락한 투자심리를 단숨에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깐깐한 상장심사로 부실기업을 솎아낸다고 하더라도 가시적인 실적 개선, 주주친화 행보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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