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의 경유·휘발유 등 화석연료 차량 생산·판매 중단 움직임 속에서 중국 토종 자동차 업체들이 화석연료 차량 판매 금지 시간표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중국 전기차 1위업체인 베이징자동차그룹이 지난 9일 2020년까지 우선 베이징시를 중심으로 전통 화석연료 차량 판매를 중단하고, 2025년까지 전국적으로 화석연료 차량 생산과 판매를 모두 중단할 계획이다.
베이징자동차는 현재 중국 전기차 판매량 1위를 달리는 기업이다. 올 들어 10월까지 전기차를 비롯한 신에너지차량을 모두 6만6714대 판매했다. 베이징자동차는 전체 중국 순수전기차 시장에서 22.2% 점유율을 차지, 중국 간판 전기차기업인 비야디도 제쳤다.
베이징자동차는 지난 2009년 11월부터 베이징신에너지자동차를 설립해 신에너지차량을 연구개발했다. 현재까지 순수전기차 10여종을 시장에 출시했다. 전기차 공공충전소도 1만개 이상, 민간충전소 2만9000개 이상도 자체적으로 건설했다. 이는 중국 전체 완성차 업체 중 최대 규모다.
베이징자동차가 화석연료 차량 퇴출 시간표를 발표한 것은 중국 당국이 앞서 9월초 경유 휘발유 등 화석연료 차량 판매를 언제부터 중단할지 시간표를 밝힐 것이라고 예고한 것과 관련이 있다. 당시 언론들은 중국의 화석연료 차량 판매·생산이 2030년부터 중단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 한달여만인 10월 중국 토종 자동차기업인 창안자동차가 가장 먼저 2025년까지 전통 화석연료 차량 판매를 중단할 것이라는 시간표를 공개했다. 이와 함께 창안자동차는 전체 신에너지차량 사업에 1000억 위안을 투자할 것이라는 계획도 함께 공개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베이징자동차나 창안자동차의 화석연료 판매 중단 시간표가 실제로 실현가능성이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장신(張欣) 중국 자동차 전문 애널리스트는 "베이징자동차나 창안자동차의 화석연료 차량 판매 중단 선언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둘다 모두 국유기업으로 국가 정책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 내놓은 것에 불과하다"며 실제로 계획대로 화석연료차 판매를 중단할 경우 기업들의 이윤이 압박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화석연료 차량 증가를 억제하는 대신 전기차를 비롯한 신에너지 차량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앞서 2030년까지 비화석연료 비중을 20%까지 확대할 것이라는 목표도 내놓았다.
중국 자동차 시장도 서서히 전기차 등 신에너지 차량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 전기차 판매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기차를 비롯한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50만7000대로, 전년 대비 53%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