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과 경쟁을 너무 많이 해서 가끔은 매우 곤혹스럽다."
"난 그(마화텅)과 경쟁하지만 미워하진 않는다. 라이벌은 존중해야 한다."
중국 양대 인터넷기업 총수인 마화텅 (馬化騰) 텐센트 그룹 회장과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이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내놓은 답변이다. 둘은 지난 6일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서 열린 글로벌 포춘 포럼에 나란히 참석했다.
7일 중국 경제일간지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마윈 회장은 전날 포럼에서 텐센트를 '위대한 기업으로 치켜세우며 "20년도 안 되는 시간내 혁신 발전을 이뤄내다니 정말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마 회장은 "마화텅 회장과 함께 공익자선 환경보호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며 “우리는 서로 경쟁하면서도 서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광둥성 선전에서 1998년 게임·메신저 기업으로 출발한 텐센트, 이듬해 저장성 항저우에서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출발한 알리바바는 그동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게임·전자상거래·금융·영화·엔터테인먼트·스포츠·의료건강·자동차교통·여행레저 등 다양한 방면에서 경쟁을 벌이며 성장해왔다. 오늘날 양사는 시가총액 4500억 달러 남짓의 거대한 글로벌 IT공룡으로 성장했다.
실제로 이날 글로벌 포춘 포럼이 열린 광저우 역시 양사가 대중교통 모바일 결제를 둘러싸고 격전을 벌이는 곳이다.
알리바바는 6일 광저우시 정부와 클라우드컴퓨팅, 인공지능, 모바일결제 등 인터넷 기술 방면에서 전략적으로 협력하자는 내용의 협의를 체결했다. 이로써 광저우 간선급행버스시스템(BRT)를 비롯해 일부 시내버스 구간에서 시민들은 알리바바의 모바일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의 QR코드만으로 버스 탑승이 가능하게 됐다.
텐센트는 이보다 20일 앞선 지난달 16일 광저우지하철그룹과 시내 지하철 탑승시 위챗의 QR코드로 지하철 탑승이 가능하도록 하는 협의를 체결했다. 이날 마화텅 회장은 직접 광저우 시내 한 지하철 역에서 위챗 QR코드로 개찰구를 통과하는 장면을 시연해 보였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공동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적과의 동침’도 마다않는 게 알리바바와 텐센트다.
지난 2015년 2월엔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각각 투자하고 있던 중국 차량공유업체 콰이디다처(快的打車)와 디디다처(滴滴打車)를 합쳐서 디디콰이디(滴滴快的, 향후 디디추싱으로 사명 변경)로 출범시킨 게 대표적이다.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지원을 등에 업은 디디추싱은 오늘날 기업가치가 500억 달러에 육박해 아시아 지역 비상장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몸값을 자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