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계열사 사자"…금융권 지각변동 예고

2017-12-0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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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한금융, KB금융 제공]


인수·합병(M&A)에 보수적이었던 금융지주가 투자은행(IB) 업계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취약분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쉽게 보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은행업의 실적 개선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비은행 부문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M&A에 대한 언급에 조심스러웠던 금융지주 회장들 역시 거침 없는 모습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달 연임이 확정된 직후 "생명보험 쪽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런 부분을 보강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며 생명보험사 인수 의지를 공식화했다.
업계에서는 KB금융이 한 차례 인수에 실패했던 ING생명 인수에 재도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NG생명은 국내에서 매물로 거론되는 생보사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수입보험료 기준 업계 18위에 불과한 KB생명이 ING생명과 합병될 경우 단숨에 8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ING생명은 IFRS17(국제회계기준) 도입 등 건전성 규제 강화 대비도 충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한금융도 M&A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은행과 카드를 제외한 계열사들이 업계 중위권에 머물러 있어 공격적 경영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판단이다.

신한금융지주가 관심을 갖는 업종은 손해보험사와 증권사다. 글로벌 IB
 육성에 대한 조용병 회장의 관심이 높고, 주요 금융업종 중 손해보험 계열사만 보유하지 않고 있는 탓이다. 경쟁사인 KB금융의 비은행 부문 수익에서 KB손보가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달하는 것도 자극제다.

손보사 중에서는 롯데손보가 인수 대상으로 유력하다. 최근 롯데그룹이 밝힌 지주사 출범 계획에 따라 향후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와 지주사 전환이 이뤄지면, 현재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손보 지분을 최장 4년 안에 모두 팔아야 한다. 때문에 IB업계에서는 롯데손보가 곧 매물로 등장할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국내 보험사 인수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조 회장이 탐내고 있는 대형 손보사는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낮아 오히려 글로벌 시장까지 확대, 검토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진=하나은행, 우리은행 제공]


다른 금융지주사에 비해 비은행 계열사의 비중이 크게 낮은 하나금융지주 역시 계열사 인수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하나금융의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순이익 중 KEB하나은행의 비중이 전체의 80%를 웃돈다. 하나금융은 M&A 추진을 놓고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컨설팅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에는 비은행회사의 매물이 나올 경우 M&A에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하려는 우리은행도 M&A를
 염두에 두고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의 비은행 계열사 포트폴리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손태승 우리은행장 내정자는 규모가 작은 자산운용사 등을 우선 M&A하는 방식으로 2020년까지 종합금융회사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금융권 관계자는 "리딩금융 경쟁이 가속화하면서 금융사들이 은행에 집중하는 모습에서 벗어나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한 M&A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각 사마다 손보, 생보, 자산운용 등 필요한 포트폴리오에 따라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진행한다면 금융권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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