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한 홍콩 증시 괜찮을까

2017-12-0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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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항셍지수 6일 올 최대 낙폭 급락, 3주간 7% 하락

강세 지속 따른 조정, 미국 감세 및 금리인상 임박, 중동 불안 등 영향

중국 시장 "필요한 조정이 시작됐다, 강세장 끝난 것 아냐"

홍콩 항셍지수의 최근 추이, 6일 2.14% 급락했다. [사진=바이두주식퉁]



올 들어 고공행진을 지속해온 홍콩 항셍(恒生)지수가 최근 내리막길을 지속하며 투자자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중국 시장은 여전히 강세장 지속에 따른 반작용에 더해 미국발 악재 등에 따른 단기 조정으로 '불마켓'이 끝났다는 신호는 아니라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6일 홍콩 항셍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618포인트(2.14%) 급락한 28224.8로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최대 낙폭으로 이에 따라 지난달 22일 기록한 고점인 30199.7과 비교해 3주만에 6.54% 떨어지며 11월 초 수준으로 돌아갔다. 항셍지수의 '봄날'이 끝나고 하락세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불안한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낙관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중국기금보(中國基金報)는 7일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최근 항셍지수의 하락세는 주가 상승 지속에 따라 차익실현 매물이 증가하는 등 하락 모멘텀이 강해지고 미국발 악재로 글로벌 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증권시보(證券時報)는 류톈쥔(劉天君) 타이양(泰暘)자산컨설팅 회장의 발언을 인용해 "최근 중국과 북한의 갈등 격화로 불안감이 커지고 미국 의회의 감세안 승인, 이달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달러 강세 전망 등이 홍콩 증시 약세장을 유발했다"면서 "이에 더해 올해 주가가 폭등한 하이테크 상장사 주식 매도주문이 줄을 이은 것이 악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28일 21489포인트까지 떨어졌던 항셍지수는 지난달 22일 10년만에 3만 포인트를 돌파하며 장중 역대 최고치인 30199.7를 기록했다. 1년간 무려 8711포인트 뛴 것이다. 신문은 "이처럼 주가가 폭등했지만 뚜렷한 조정장이 없었다"면서 "단기적으로 등락을 거듭하는 숨고르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항셍지수 대장주 텐센트 등 주요 상장사의 주가가 급락한 것이 항셍지수 전체의 하락 흐름을 이끌었다. 6일 텐센트 주가는 2% 급락한 366홍콩 달러로 마감했으며 지난 3주간 낙폭이 17%에 육박한다.

미국발 악재로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이 커진 것 역시 하락세를 부추겼다. 미국의 31년만의 대규모 범인세 감세안(35%->20%) 발효가 가시권에 들어서면서 중국 내 자본 유출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구글, 애플 등 미국 기업의 이익잉여금을 미국으로 끌어오기 위한 '환류감세조치'(35%->14.5%) 효과에 대한 우려가 큰 상태다.

위안화의 달러대비 환율이 7일까지 9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지속한 것도 외화유출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이 외에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은 물론 내년 2~3차례 추가 인상도 예고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6일 예루살렘이 이스라엘 수도라고 공식 선언하며 중동을 '화약고'로 몰아넣은 것도 불확실성을 높였다.

중국 내 금융기관들은 홍콩 항셍지수는 물론 중국 증시가 최근 부진한 배경이 이러한 단기적 요소의 영향이라며 조정 지속 후 다시 상승 흐름을 탈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지유(績優)사모펀드 관계자는 "최근 항셍지수 하락은 미국 시장 등 대외적 변수에 따른 것으로 단기적 조정으로 불마켓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룽텅(龍騰)자산컨설팅은 "홍콩은 역외시장으로 외부적인 리스크와 변수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저평가돼있고 중국 경제와 기업 실적이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강세 흐름이 끝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신랑망(新浪網)은 27500포인트를 지지선으로 단기적 조정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중국 기업 중 공상은행(01398), 건설은행(00939), 비야디(002594), 알루미늄 가공업체인 중국중왕(中國中王) 등의 전망을 낙관했다. 중국기금보는 항셍지수가 단기적으로 26873~28145포인트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상은행인터내셔널(工銀國際)은 내년 항셍지수 전망을 낙관했다. 봉황국제(鳳凰國際)iMarkets의 6일 보도에 따르면 공상은행은 내년 홍콩 항셍지수가 15~20%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정된 중국 경제, 상장사 실적 개선 등으로 단단한 펀더멘털을 갖췄고 시장 전망이 밝은 의료·헬스와 금융주 중심의 강세장을 전망했다. 

최근 하락세가 이어지고는 있지만 올해 홍콩 증시는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홍콩증권거래소가 6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11월 말 상장사는 2096곳, 시총은 33조 홍콩달러(약 4610조원)를 넘어섰다.

올 들어 11개월간 전년 동기대비 39% 급증한 총 151곳이 홍콩 증시에 새롭게 안착했고 증시의 하루 평균 거래액은 29% 급증한 869억 홍콩달러(약 12조1400억원)로 집계됐다.

후강퉁(홍콩·상하이거래소 교차거래 허용), 선강퉁(홍콩·선전거래소 교차거래 허용) 등에 따라 남하한 본토자금과 텐센트 등 하이테크 기업의 활약이 올해 홍콩 증시 활황세의 배경으로 꼽혔다. 올 들어 11월 말까지 중국 본토로부터 순유입된 자금은 4200억 홍콩달러(약 58조6700억원)에 육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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